문재인정부에 반대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시민단체 ‘자유연대’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앞의 화환을 자진 철거한다고 밝혔다. 대검 청사 앞에는 윤 총장을 응원하고 현 정부의 권력형 비리 척결을 요구하는 뜻에서 보내진 화환이 300개 넘게 늘어서 ‘꽃길’을 형성한 바 있다.
1일 자유연대에 따르면 월요일인 2일 오전 10시부터 대검 앞 화환 철거가 이뤄진다. 자유연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알리며 “10월 19일부터 문재인정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잘못된 국정 운영에 저항하는 차원에서 1개의 화환으로 시작된 화환이 400여개의 물결을 이루며 여론의 중심에 섰다”고 자평했다.
대검 청사 앞에 화환이 쇄도하기 시작한 지난 10월 19일은 추 장관이 라임 수사와 관련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 날이다. 현재 라임 측이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로비를 한 의혹을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 중인 가운데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남부지검 라임 수사에 개입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의인들을 중심으로 ‘현 정권과 법무부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 하는 성토가 잇따랐는데 이후 윤 총장을 응원하고 현 정권의 권력형 비리 척결을 요구하는 뜻에서 대검 청사 앞에 화환을 갖다 놓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검찰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일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 인사들은 ‘왜 꽃을 빨리 치우지 않고 청사 앞에 방치해 시민들의 보행을 불편하게 하느냐’는 취지의 비판을 가했다. 한 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나이트클럽 개업식에 조폭들이 보낸 화환을 연상시킨다’는 식으로 비웃기도 했다.
자유연대는 이들을 겨냥해 “아름다운 꽃을 꽃으로 바라보지 않고 ‘윤석열 정치’ 등 국민의 민심과 전혀 다른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고 있는 한심한 인간들”이라고 준엄하게 꾸짖었다. 이어 “약 10일 동안 전세계에 살고 있는 동포분들과 전국 애국시민들의 아름다운 성원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이 보내주신 화환의 의미는 분명 잘 전달되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악한 자는 반드시 사라지고 착하고 용기 있는 사람들이 주인 될 날이 꼭 올 것”이란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