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물색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달 중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규칙을 확정하고 서울지역 민심을 직접 듣기로 했다.
앞서 당 경선준비위원회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주문에 따라 후보 경선에 당원보다 시민의 의사가 더 많이 반영되도록 방침을 정했다. 일반 국민 대 당원 비율을 기존의 ‘5대5’에서 최소 ‘7대3’으로 변경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각에서는 국민 의사반영 비율을 100%로 하는 ‘완전 국민 경선제’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선 룰은 이달 중순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문제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서울시장 후보군이다.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로 꼽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수도권 전·현직 당협위원장들과의 자리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뜻이 없다”고 말했지만, 일각에서는 몸값을 높이려는 발언으로 보고 있다. 그간 안 대표를 평가절하해온 김 위원장도 최근 당 경선준비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달 중 서울시민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에 직접 나가 서울시장 후보자를 물색할 계획이다. 2일에는 권영세, 박진 의원과 김용태, 나경원, 이혜훈 전 의원 등 당내 서울지역 3선 이상 전·현직 의원들과 만찬을 갖는다. 참석자 대다수는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다. 김 위원장은 이들과 만나 출마 의향을 파악하고 경선 규칙 등에 대한 의견을 물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끝나고 연말쯤에 본격적으로 출마 선언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을 맹비난했다.
홍 의원은 김 위원장을 겨냥해 “자기 식구들은 온갖 이유를 들어 이리저리 쪼개고 내치고, 민주당에서 쫓겨난 초선의원 출신에게는 쫓겨나자마자 쪼르르 달려가고, 문재인 대통령 주구 노릇 하면서 우리를 그렇게도 악랄하게 수사했던 사람을 데리고 오지 못해 안달한다”고 썼다. 김 위원장이 당 밖의 금태섭 전 의원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구애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그는 최근 “적장자 쫓아내고 무책임한 서자가 억울하게 정치보복 재판받는 전직 대통령들 사건조차 이제 선 긋기를 하려고 하는구나”라고도 김 위원장을 비판한 바 있다.
그러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금 우리는 적서 논쟁을 벌일 형편이 아니다”며 비대위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반박글을 올렸다. 원 지사는 “메르켈이 독일 보수의 적장자였나? 아니면 트럼프가 미국 보수의 적장자였나? 세종대왕도 셋째 아들이었다”고도 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