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진범 이춘재(56) 대신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한 윤성여(53)씨의 재심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가 이춘재에게 “도대체 어쩌다 연쇄살인범이 됐는지 듣고 싶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 변호사는 “(이춘재) 본인의 가학적인 범행 방법이나 사체를 손괴하는 이상한 행태들에 관해 묻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이춘재의 얼굴 촬영이 허가되지 않았다는 질문에 박 변호사는 “법상 근거가 없다”며 “이춘재는 피의자나 피고인이 아닌 증인이다 보니 얼굴 공개에 대한 근거가 법상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재판부도 국민들의 알 권리나 이 재판의 어떤 중요성 이런 걸 모르는 건 아닌데 이춘재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법상 근거가 없다 보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춘재가 위증할 것 같냐는 질의에 그는 “분명히 사실대로 얘기는 많이 할 것 같다”며 “어떤 결과에 대해서. 다만 본인 내심의 의사. 그런 부분에서는 또 자기변명을 하지 않겠냐는 그런 생각도 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박 변호사는 “이춘재로부터 들어야 할 이야기가 많다”고 운을 띄운 뒤 “그 당시 경찰들의 사체의 은닉, 이런 부분에 대해서 발표가 있었음에도 다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춘재로부터 당시 사건 상황들 그리고 그 유괴했을 당시에 발견된 물건들에 대한 얘기를 좀 들어야겠다”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이날 인터뷰에선 화성연쇄 8차 사건 피해자의 부모가 사망신고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뜬 것도 언급하며 “(이춘재가 자백을 하는 게) 그게 그나마 우리 사회를 위해서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의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답했다.
재판부가 배려해 2시간 이상 이춘재에게 질문할 예정인 박 변호사는 “원래 사건 관련 부분만 질문할 수 있는데 전체적인 질문을 다 할 수 있게끔 해 줄 것 같다”며 “오늘 제가 말씀드린 이춘재가 살인범이 된 원인들, 이 과정들에 대한 얘기도 충분히 들을 수 있게끔 질문의 기회를 주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 “앞으로 상황은 이춘재 증언 이후에 곧바로 그날 법의학자를 통해서 이춘재의 증언 내용 중에서 법의학적 쟁점에 관해서 물을 계획”이라며 “그리고 다음 재판 한 번 남아 있는데 피고인 본인 신문 그리고 검찰의 진술 그리고 최종 변론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인 이춘재는 본인 대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윤씨의 재심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