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해병대 역사상 첫 여성 헬기 조종사 탄생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되었다. 미국 해군 대장 출신인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이 여성 조종사를 ‘개척자(trailblazer)’라고 부르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3일 해리스 대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우리 해병대 조상아 대위 사진을 게시돼 있다. 해리스 대사는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한국 해병대 창설 이후 71년 만에 해병대 첫 여성 헬기 조종사가 된 조상아 대위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훌륭한 업적을 세우고 장벽을 허물며 진정한 귀감이 되었다”고 밝혔다.
우리는 군종에 상관없이 모든 계급이 같다. 해병대 ‘대위’이든 해군 ‘대위’이든 어쨌든 계급은 ‘대위’라는 얘기다. 이는 육군도, 공군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미국은 군종에 따라 계급 명칭이 조금씩 다르다. 일례로 미 해병대의 ‘대위’는 육군, 공군과 같이 ‘캡틴(Captain)’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해군 및 해안경비대의 ‘대위’는 캡틴이 아니고 ‘루테넌트(Lieutenant)’다.
해리스 대사는 본인이 해군 출신인 만큼 해군 계급 체계에 익숙하다. 그래선지 해리스 대사가 영어로 올린 글은 조상아 대위를 ‘루테넌트 조상아(Lieutenant Cho Sang-ah)’라고 표기했다. 해병대가 해군에서 독립한 별개 군종인 미국과 달리 한국 해병대는 해군 소속이란 점을 감안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을 기준으로 하면 조 대위는 해군이 아닌 해병대 소속인 만큼 ‘캡틴 조상아(Captain Cho Sang-ah)’라고 써도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군종에 따라 다른 계급 명칭으로 인한 혼란이 제법 자주 일어나는 편이다. 육군과 공군, 해병대에선 대위인 캡틴이 해군 및 해안경비대에선 ‘대령’을 지칭하는 계급명이다. 그래서 육군 중령이 해군에서 캡틴으로 불리는 이를 자신보다 한참 아래 대위쯤으로 여긴다면 큰 착각이자 결례다.
또 해군과 해안경비대에선 대위인 루테넌트가 육군, 공군, 그리고 해병대에선 그보다 낮은 ‘중위’ 계급에 해당한다. 그 때문에 해군 대위 입장에선 육군에서 루테넌트로 불리는 이를 자신과 동급이라고 여기기 쉬운데 실은 하급자다.
한편 해병대 항공장교 조상아 대위는 약 9개월간의 조종사 양성 과정을 마치고 최근 제1사단 제1항공대대에 배치됐다. 해병대의 여성 헬기 조종사는 해병대가 조종사 양성을 시작한 1955년 이후 65년 만에 탄생한 것이다. 해병대가 창설된 1949년으로 기준으로 하면 71년 만에 처음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