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이들 두 지역의 중진들과 연쇄 회동해 머리를 맞댔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당원 투표를 거쳐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도 담겼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선 "집값과 세금"을 핵심으로 꼽았다. 부산시장 선거는 지역 현안인 경제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적임자라고 제시했다.
그동안 당내 중진들과 '스킨십'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불식하려는 듯 김 위원장은 막걸리를 곁들인 회동을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지역의 원내·외 중진들과의 '막걸리 만찬'에서 "내년 서울 보궐선거는 뭐니 뭐니 해도 집값하고 세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을에 청구될 재산세 고지서에 얼마가 찍힐지 국민들한테 알리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참석자들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만찬에는 권영세 박진 의원과 나경원 김성태 김용태 이혜훈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양석 사무총장도 동석했다.
한 참석자는 김 위원장에게 "이제 당내에 사람이 안 보인다는 말은 그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참석자는 "당에 좋은 사람이 많다고 말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가 "박원순보다 못한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호응했고, 김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극을 받으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경선에서 당원보다 시민 의사가 많이 반영되게 하자는 경선준비위원회 방침에 대해 이날 참석자들은 대체로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결국은 선거에서 승리하는 게 당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겠느냐"며 국민 참여 비율 확대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앞서 부산 중진들과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선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자질과 관련해 경제와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도를 최우선으로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부산의 경제 상황과 일자리 문제를 풀 사람이 적임자라고 했다. 다만 특정인을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부산 중진들은 수도권과 비교해 당원 응집력이 높은 지역적 특성을 강조하며 "외연 확장도 정책적으로 중요하지만, 지지자들을 결속시켜야 한다. 보선은 특히 투표율이 낮으니 지지를 결속할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김 위원장은 부인 김미경 여사도 국민의힘 입당 원서를 냈다고 소개했다. 또 주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원장과 부부동반 모임을 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당내에서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불식시키려 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에 날을 세워온 부산 지역 최다선(5선) 조경태 의원은 "당이 꼭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야권이 승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한편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출마와 관련해 "주변에서 권유하시는 분이 많다. 그런 권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거의 고민의 막바지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