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
‘좌표찍기’ 논란을 일으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번엔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형식을 빌려 윤 총장을 정면 비판했다.
추 장관의 발언은 또 과열되고 있는 검찰의 내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회유책으로도 읽힌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추 장관의 좌표찍기에 반발하고 결과적으로 이런 식의 검찰개혁은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는 댓글이 300개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추 장관의 이날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윤 총장에게 임기를 지키라는 대통령의 메시지 출처를 확인하지 못할 만큼 추 장관은 청와대와 소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정책에 조언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나서서 답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윤 총장은 이날 충북 진천의 법무연수원에서 초임 부장검사 31명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며 “소속검사들을 가족같이 챙겨달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동기인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은 물론 윤 총장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핵심 측근 한동훈 검사장이 근무한다. 윤 총장은 배 원장이 자리한 상태에서 초임 부장검사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한 검사장은 강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추 장관이 이날 검사들과 소통해 검찰개혁을 완수한다고 밝힌 만큼 그동안 중단됐던 ‘검사장 회의’가 다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추 장관은 기소와 수사 분리 방안을 검토하면서 전국의 검사장들과 만찬을 곁들인 회의를 계획했다. 행사는 지난 2월21일로 예정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무기한 미뤄진 상태다. 추 장관은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소강상태에 들어갈 경우 전국 검사장회의를 반드시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