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안철수·금태섭, 선거 막판 힘 합칠 가능성”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 언급
당 내부선 시민후보 등 갑론을박
경선 통해 당 밖 주자 영입 계획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국민의힘 간판을 단 후보를 세울 것인가, ‘반문(문재인)’을 내세운 범야권 ‘시민후보’를 만들 것인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놓고 국민의힘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범야권에 단일후보를 내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두 사람) 모두 현 정권이 잘못하고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선거 막판까지 가면 힘을 합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대폭 확대하는 경선 방식을 통해 당 밖 주자들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후보 결정 과정에서 책임당원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경선 참여 자격을 당원에만 국한시키지 않는 ‘열린 경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당원이 아니더라도 후보로 경선 참여가 가능해진다. 당 일각에서는 당내 경선 후 외부 인사와 경선을 하는 다단계 경선 또는 국민의힘 후보와 안 대표, 금 전 의원을 ‘파이널 라운드’에 올리자는 의견도 나온다. 무소속이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탄생시킨 2011년 단일화 모델이다. 당시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로 박영선 의원이 선출됐지만 선거 승리를 위해 ‘범시민 야권 단일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시민 후보 박원순, 박영선,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가 단일화 경선을 치렀다. 단일후보가 된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꺾고 서울시장에 선출됐다.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고 박원순 시장이 안국동 캠프에서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는 모습. 연합뉴스

3선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금 국민의힘만의 전력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있겠느냐”며 “우리의 이름으로 이길 수 없다면 시민후보의 이름으로라도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전 의원도 지난 2일 김종인 비상대책비대위원장과 서울지역 중진의원 만찬에서 “서울 중도층 표심을 잡으려면 국민의힘 간판을 뗀 후보가 필요하다”며 정의당 지지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시민후보 추대론’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위원장은 당의 테두리 안에서 경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야권연대에 대해 “야권이 우리 국민의힘 말고 뭐가 더 있나”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시민후보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도 거론된다는 말에는 “규칙을 어떻게 정하는지, 그 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이야기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당 관계자도 “‘시민후보’는 현재로서는 시기상조”라며 “경선을 통해 후보를 내고 나서 비슷한 정체성을 가진 새로운 얼굴이 나타난다면 그때 고려해볼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