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충돌 ‘검사외전’으로 확산… 국회·강연서 또 맞붙나

‘댓글 검란’ 확전 양상
‘커밍아웃’ 댓글 검사들 늘어나자
“사표받아야” 靑청원 43만명 동의
尹, 檢개혁 관련 秋 비판 발언에
秋, 5일 법사위 출석 재반박할 듯
추미애 법무부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장외로 번지며 확전양상이다.

윤 총장을 옹호하는 검찰 내부게시판과 추 장관을 엄호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양측은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물러날 조짐이 없다. 이런 가운데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이번주와 다음주에도 각각 국회와 내부 강연을 통해 또다시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5일 국회에서 열리는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동안 추 장관은 법사위에서 검찰을 향한 날 선 발언을 내놨다. 지난 2월9일 열린 법사위에서 “검찰총장이 명을 거역했다”고 지적했고, 7월27일에는 아들인 서모씨 수사와 관련한 질의에 “소설 쓴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5일 법사위에서도 추 장관이 검찰개혁을 화두로 윤 총장을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역시 오는 9일 초임 차장검사를 상대로 한 강연을 앞두고 있다. 윤 총장도 최근 검사들 앞에서 추 장관의 주장을 정면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놓은 만큼 이날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다.

추 장관이 2월11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주장하자 윤 총장은 2월16일 부산고검에서 “수사와 기소는 한덩어리”라고 맞받았다. 추 장관이 7월2일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윤 총장은 8월3일 대검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민주주의의 허울 쓴 독재를 배격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전날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 강연에서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하는 것이 검찰개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충돌하면서 여론은 갈라졌다. 추 장관은 자신을 비판한 검사를 향해 ‘커밍아웃해 줘서 고맙다’며 ‘이래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이런 식의 검찰개혁이라면 실패했다는 데 동의한다’는 검사들의 댓글이 300개가 넘게 이어졌다. 윤 총장을 응원한다며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도 300m 이상 줄지어 대검 앞에 놓여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반대 세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커밍아웃에 동참한 검사들의 사표를 받아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고 43만명이 현재 동의한 상태다.

검찰 내부도 갈라지기 시작했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 등을 언급하며 “제 편 감싸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감찰 업무를 맡은 임 연구관이 친여권 성향을 드러내는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 검사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감찰에 착수하지 않으면서 ‘제 편 감싸기’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 페이스북 사진 캡처

진 부부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함께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추행했다”고 언급해 성추문 피해자 조롱 논란에 휩싸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달님’이라고 표현하며 정권 편향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임 연구관은 “윤 총장께서 감찰정책을 연구하되 조사는 하지 말라는 방침을 세워주셨다”며 “주어진 역할이 그렇다 보니 감찰1과와 3과의 캐비닛을 열어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론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에 피곤함을 느끼는 상황이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추 장관 취임 이후부터 내내 법무부와 검찰이 날을 세우고 싸우고 서로 비판하고 있다”며 “이러다 보니 추 장관도, 윤 총장을 향한 긍정적인 평가가 동시에 하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