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 굳혀가는 바이든… 역전당한 트럼프, '대선 불복' 현실화

바이든, 네바다州 이기면 당선
트럼프 ‘대선불복’ 우려 현실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밤사이 북부 주요 경합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지르며 선거인단 매직넘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초박빙 개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우위로 흘러가던 미국 대선은 4일(이하 현지시간)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바이든 후보가 역전에 성공한 뒤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전을 예고하며 ‘대선 불복’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명 중에 6명의 선거인단만 확보하면 당선된다. AFP는 선거인단 6명이 걸린 네바다주에서만 승리하면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다고 분석했다. 재선 도선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바이든 후보는 6대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애리조나주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리던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 뒤집기에 성공하며 대역전극을 폈다. AFP는 미국 언론들을 인용해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주와 미시간주, 위스콘신주에서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4일 오후 5시15분 86%의 개표가 이뤄진 네바다주에서 바이든 후보는 49.3%로, 트럼프 대통령(48.7%)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로써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진 가운데, 트럼프 캠프는 개표 결과에 불복하는 법적 소송에 들어가 대선 전 우려를 샀던 ‘대선 불복’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경합지에서 밀리며 전세가 불리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에 대해 재검표를 요구했고,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개표중단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트럼프 캠프의 빌 스테피엔 선거대책본부장은 위스콘신주 재검표 요구에 대해 “위스콘신주의 여러 카운티에서 결과의 타당성에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부정행위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며 위스콘신주가 ‘재검표의 영역’으로 향하고 있다. 합법적인 표만 계산한다면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경함주들 가운데 재검표 대상으로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주를 지목한 것은 선거 관리를 책임지는 주지사가 민주당 출신이란 점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 경합 주 가운데 한 곳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4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모든 표를 집계하라’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 디트로이트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역전의 발판이 된 우편투표에 대해 ‘쓰레기’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지난밤 ‘민주당이 운영하는’ 거의 모든 주에서 확실히 이기고 있었다. 그러다 하나둘 투표함이 열리면서 마술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의심했다.

 

유세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하기로 한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의 연방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며 연방대법원을 6대 3의 보수 우위 구도로 만들었는데, 이는 ‘대선 불복’ 소송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