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전세난이 겹치면서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다. 최근 수도권 단지를 중심으로 수백대 1의 청약경쟁률이 속출하는 가운데 앞으로도 공급 부족이 이어지며 과열된 분위기가 당분간은 식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분양률은 지난해 4분기부터 계속 90%를 웃돌고 있다. 초기분양률은 분양 개시일 3∼6개월 사이 실제 입주 계약이 이뤄진 비율을 의미한다. 올해 3분기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은 96.4%로 지난 2분기(97.0%)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서울, 경기는 물론 대전, 대구, 광주, 울산, 전북에서도 초기분양률이 100%를 기록했다. 그만큼 아파트 분양시장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청약 열기가 이토록 뜨거워진 것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지만, 가장 큰 원인은 지난 7월 말부터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다. 서울에서 가장 처음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서초 자이네르의 경우 3.3㎡당 3252만원으로 전용 50~69㎡의 분양가가 6억6800만~8억9400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반면 비슷한 면적의 인근 단지의 시세가 16억원에서 20억원 초반대로 형성돼 있다.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지은 지 한참 된 아파트의 절반도 안 되는 셈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단지는 민간택지가 아닌 공공택지에 지어져 분양가가 더 저렴한 편이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주변 시세와 최소 10억원 이상 싸서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에 청약 수요자들이 몰려들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으로 수도권 신규 물량이 감소한 것도 청약경쟁률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분양가가 낮아지면 사업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건설사들과 정비사업 조합들이 분양 일정을 조정하면서 한동안 공급절벽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직방에 따르면, 이번 달 전국에서 55개 단지, 총 4만890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서울에서는 3개 단지, 2485가구가 분양할 예정이지만, 모두 민간택지가 아닌 공공택지 물량이다.
새 임대차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이후 불거진 전세난도 청약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높은 전셋값에 부담을 느껴 주택을 매매하거나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와 전매제한 등 규제가 더해지며 청약 열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청약 점수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서울 대신 3기 신도시나 외곽의 역세권 단지로 눈높이를 낮추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청약 인기가 높아지더라도 입지나 브랜드 등에 따라 청약경쟁률은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며 “청약 통장이 많이 몰리는 단지와 층수, 타입 등을 따져보고 당첨 확률이 높은 곳을 두드리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