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물론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새로이 들어설 (미국) 정부와 한반도의 비핵화 및 평화 체제 달성을 위해서도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며, 어느 정부와도 한·미 양국 간 협력해 온 전통에 따라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는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결과 불복 시 우리 정부의 대응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로부터 미국 대선 상황을 보고받았다. NSC는 보고에 앞서 미국 대선 개표 진행상황과 대선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책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NSC에선 한·미 간 기존 외교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남북관계 진전, 평화의 제도적 정착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또한 미국 대선 결과가 우리의 거시 경제와 통상·산업 등에 미치는 영향도 다각도로 점검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국 대선 후 동향 파악을 위해 8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미국 조야의 다양한 인사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두 장관이 한·미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나감으로써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한 공조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 바이든 미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내주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담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 북한 비핵화 협상과 종전선언 등 한·미 간 현안을 협의하는 데 다소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가에선 정권교체기에 새 행정부 인사가 공식적으로 상대국 외교 사절을 만나지 않는 것이 관례지만, 강 장관은 미국 행정부 교체 가능성을 고려해 바이든 측을 포함해 비공식적으로 다양한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동행하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다양한 인사를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부터 이어온 북·미 협상과 한반도프로세스의 유산을 다음 행정부에서도 이어가게 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관측이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바이든 후보 당선 시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top-down)’ 외교로 조성된 북·미관계의 성과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에 “바이든 후보 측도 한·미 공조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성취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한다”며 “(북·미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현준·홍주형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