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불복에 분노… “민주주의 탈취 안 돼”

“미국, 더 이상의 싸움 안 돼”… 깨끗한 승복 촉구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당선 승리를 확신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는 모습. 왼쪽은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평가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서 민주주의를 탈취해갈 수 없다”고 밝혔다. 글을 올린 시점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대선 불복을 시사하는 듯한 입장을 발표한 직후다. 이번 선거를 ‘사기극’, ‘민주당의 표 도둑질’ 등으로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을 반박하는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후보는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서 민주주의를 탈취해갈 수 없다”며 “지금 현재도 그렇고, 과거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이 선거를 도둑질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지 않는 한 내가 이길 것”이라며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 불복을 시사하며 “선거가 연방대법원에서 끝날 수도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바이든 후보는 “미국이 너무 멀리 와 버렸고 또 너무 많은 싸움을 치러왔다”고 개탄했다. 이어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인내해 온 만큼 이제 더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선 결과가 사법부에서 소송에 의해 정해지는 최악의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거 결과에 대한 깨끗한 ‘승복’을 촉구한 셈이다.

선거 결과 불복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문 발표 직후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SNS에 올린 글. “미국은 너무 멀리 와 버렸고 또 너무 많은 싸움을 치러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깨끗한 승복을 권유했다. 트위터 캡처

바이든 후보는 대선 직전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차이로 앞서가며 정권교체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막상 선거 후 개표가 시작되자 앞서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나타낸 주(州)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며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세계 주요 도박 사이트들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바이든 후보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 슬쩍 바꾸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하지만 대표적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선거 초반의 열세를 뒤집고 역전에 성공하면서 미 언론들은 이제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 선거인단 538석 중 과반인 270석을 무난히 확보해 당선될 것’이란 분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선거 승리를 선언한 데 이어 ‘정권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사실상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