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에서 고의패배 의혹이 나왔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해당 팀은 지난 8월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에 회부돼 무혐의로 결론 났으나, 연맹이 이 사실을 다른 팀에게 공지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됐다.
6일 CBS노컷뉴스는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이 2019년 3월 8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경기(3-0 승리)에서 구단 내부적으로 고의 패배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있었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기 시즌 신인선수 및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우선권을 얻기 위한 이른바 ‘탱킹’(Tanking, 고의적으로 성적을 떨어뜨리는 행위)이 있다는 익명의 제보가 있었고, KOVO는 지난 8월5일 상벌위를 열고 해당 의혹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OK금융그룹 관계자가 당시 상황에 대해 소명했고, KOVO 상벌위는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은 핵심 선수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출전했으며, 경기 내용과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고의패배 정황이 없었다는 판단이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당시 내부에서 농담처럼 나온 이야기가 제보가 되어 상벌위가 열린 것은 사실”이라며 “충분히 소명했고,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경기 결과나 내용을 보면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KOVO가 이 사실을 당사자인 OK금융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구단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논란이 됐다. 한 구단 관계자는 상벌위가 열린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며 “다른 구단에 알리지 않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KOVO 측은 “내부적으로 논의를 했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으로 다른 구단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KOVO는 해당 사실이 보도돼 공론화되자 6일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내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와 국민체육진흥공단 부조리신고센터를 통해 구단 고위 관계자가 고의 패배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접수됐다”며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논의한 결과 승부조작으로 간주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혐의 처분을 고려해 상벌위 결과를 별도로 알리지 않았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구단에 적극적인 관리 요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연맹의 상벌 규정에 따르면, 고의적으로 불성실한 경기를 한 경우 구단에 대해서는 최소 경고부터 최대 제명까지 가능하며, 코칭스태프 및 선수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와 제재금 부과를 할 수 있다.
한편 V리그는 앞서 2011-2012시즌 대규모 승부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