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정부 출범과 함께 재계의 ‘탄소중립화’, ‘친환경’ 경영 움직임에 탄력이 붙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등에 막대한 재원 투자를 공약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이후 강력한 관련 정책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요 수출 시장인 우리 입장에서 이들의 소비와 투자를 이끌기 위한 친환경 포트폴리오 구축이 경영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친환경 경영에 몰두하고 있다. 유럽 등 거대 시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산업이 급성장한다는 전망에서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문위원인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RE100이 글로벌 뉴노멀이 되고 탄소국경조정세가 도입되면 사실상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기업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도 일찍이 친환경 경영의 방향성을 구체화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국내외 석탄 관련 신규 투자와 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향후 석탄 관련 사업에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참여하지 않고,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측은 “회사의 친환경 경영방침에 부합하고 글로벌 기후변화 리스크 대응 노력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은 ‘삼성환경선언’(1992)과 ‘녹색경영’(2009)을 선언하며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 친환경 가치를 반영했다.
LG는 계열사의 태양광, 배터리 산업 육성을 통해 친환경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LG화학은 국내에서 희망그린발전소 사업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의류관리를 통한 자원낭비를 줄이자는 취지의 글로벌 캠페인(#careforwhatyouwear)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영국 패션 브랜드 네타포르테와 ‘지속가능한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부도 신재생에너지 분야 인허가를 한 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숍’ 도입을 검토키로 하는 등 ‘그린뉴딜’ 정책을 발 빠르게 추진하며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고 있다. 원스톱숍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산림청, 해양수산부, 국방부 등 여러 부처에 걸쳐 흩어져 있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인허가 절차를 통합해서 처리할 수 있는 기구다.
권구성 기자, 세종=우상규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