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10일 지속적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민경욱 전 의원에 대해 ‘국제 망신’이라며 당에서 제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민경욱 전 의원의 상상 나래가 도를 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 전 의원이) 미국 대선마저 부정선거라며 국익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을 국제 망신시키는 민경욱 전 의원을 즉각 제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바이든 당선은 한미동맹 강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는 우리 당의 입장에도 좋은 기회”라며 “그런데 민경욱 전 의원은 아무 증거 없이 미국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궤변을 거리낌 없이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전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내가 6개월 동안 (총선) 선거 결과를 두고 이게 통계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했었지? 지금 트럼프 대통령 아들이 그 말을 하고 있다”며 “나나 트럼프나 간단한 사람들이 아니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해 논란을 일으켰다.
다만 미국 내에서도 부정선거론에 대해 비판 여론이 강한 터라 이 같은 민 전 의원의 행보가 자칫 국제 관계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민경욱 전 의원은 지난달엔 ‘대한민국 4·15 총선이 부정선거’라며 백악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했고, 이번엔 미국 대선 결과를 놓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참으로 부끄럽다”며 “국민의힘은 정부 당국 외교를 비난하기에 앞서 당내 단속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어 “이 같은 행태는 여러 모로 부적절하다. 자칫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는 만큼 개인적 일탈로 치부할 게 아니라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잇단 구설수에도 민 전 의원의 제명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