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투니버스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수상한 의뢰’가 오르내렸다. 제작이 지연돼 결방해서다. 맘카페엔 “신비아파트 볼 생각에 들떠 있던 아들이 울면서 자러 갔다”, “아이와 기다렸는데 실망했다”는 식의 반응이 잇따랐다. 신비아파트의 인기, 위력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다.
CJ ENM 스튜디오 바주카 이종혁 CP(책임 프로듀서·40)는 2017년 시즌2부터 현재 방영 중인 시즌3 파트2까지 기획·제작을 맡고 있다. 6일 서울 마포구 드림타워에서 만난 이 CP는 “전날 결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있었다”며 “신비아파트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호러에 맞서는 용기와 우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비아파트 세계관은 도깨비와 인간이 친구가 돼 귀신들을 해치우고 사건을 해결하는 겁니다. 주인공들은 어떤 두려움이나 어려움 앞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아요. 용기와 우정이 그 비결이죠. 아이들이 주인공들처럼 사회에 나가 담대하고 정의로웠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시즌 전체는 주요 캐릭터들 사연과 엮어 끌고 가는 편입니다. 시청자들이 친숙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정하고 있고요.”
그러면서도 시즌별 다양성, 반전을 추구한다.
“요즘 같은 미디어 환경에선 더 다양하고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시즌2에서는 악마 도깨비 두억시니, 시즌3 파트1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에선 오피키언이란 거대한 기계가 최종 보스로 등장했죠. 시즌3 파트2도 흥미로운 엔딩이 기다리고 있어요. 또 반전의 묘미를 중요하게 담으려 합니다. 시청자들에게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일종의 보상이자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 생각하거든요.”
귀신이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루는 만큼 매회 다른 귀신들이 나온다. 이번 시즌에선 장산범, 향랑각시, 강시 등 설화 속 귀신들이 다뤄졌다. 그는 “귀신의 콘셉트를 만들고 사연을 재밌게 풀어야 하다 보니 압박감이 없진 않다”며 “설화를 근간으로 한 귀신도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캐릭터나 판타지와 엮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제작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많은 사람들 손을 거쳐 한 장면 한 장면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2차원(2D) 애니메이션은 3차원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그런 공력이 많이 들다 보니 한 편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가장 중시하는 건 주된 시청자층인 아이들의 눈높이와 반응이다.
“아이들과 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야 하죠. 가족이나 친지 모임, 교회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대화도 하고 게임하고 놀면서 지금 뭘 좋아하는지, 화제가 뭔지, 어떤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는지 등의 정보를 입수합니다. 아이들과 노는 게 재밌어요. 시청자들 후기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어떤 부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지 파악해 다음 시즌에 담아내려 해요. 아이들은 ‘(주인공) 구하리 엄마와 아빠는 어떻게 결혼하게 된 거예요?’, 이런 식의 뒷이야기를 궁금해 하더라고요.”
13년 차 베테랑 PD인 그는 여전히 동심을 간직하고 있다.
“어렸을 때 마징가 제트나 그랜다이저 같은 로봇 애니메이션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입을 떡 벌린 채 봤던 제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그때의 두근거림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계속 찾아보며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신비아파트 성공을 이어가면서도 제2의 신비아파트를 만드는 게 그의 꿈이다.
“신비아파트는 어느 한순간에 나타나 터진 게 아닙니다. 캐릭터들에게 관심을 갖고 신뢰와 애정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많이 생기면서 잘된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 시즌3 파트1에선 10.2%란 투니버스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어요.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유익한 신비아파트를 만드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신비아파트처럼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다른 장르의 작품에도 도전할 테니 기대해 주세요.”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