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강력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지목받는 가운데 그는 15일 “농부가 겨울에 배가 조금 고프다고 종자 씨를 먹어버리면 1년 농사를 어떻게 짓겠느냐”며 2022년 대선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저 외에 다른 좋은 대안이 나서길 바란다”고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과의 인터뷰에서 ‘당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부탁할 경우에 직접 나설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농부가 내년 봄에 파종해야 1년 뒤에 큰 수확을 하는데 겨울에 조금 배가 고프다고 해서 종자 씨를 먹어버리면 1년 농사를 어떻게 짓겠느냐”고 답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신 오는 2022년 대선에 직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는 “대선 국면에서 서너명 정도가 당내 경쟁을 치열하게 하는 게 (후보의) 저력을 키우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된다”며 “제가 (대선) 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안 되더라도 그런 치열한 경쟁의 과정을 만들어 가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사실은 대선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보면 가급적 저 외에 좋은 당내 (서울시장 후보) 대안이 나서주길 정말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선 “현역 검찰총장을 정치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이는 건 사실 도리도 아니고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분이 소신 있게 지금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대고 수사할 수 있도록 해드리려면 자꾸 정치적으로 그분의 입장을 만들어드리는 게 바람직한 접근법은 아니다”라며 “정치하려는 건 검찰총장 그만두고 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중 누가 더 버거운 상대냐’라는 질문엔 “이재명 지사가 경쟁력 있다고 본다”며 “그분은 현직 지사라는 신분을 십분 활용할 줄 안다. 어떤 대안을 계속 제시하는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소득도 마찬가지다. 따지고 들어가서 논쟁을 하면 사실은 굉장히 허점이 많다. 안심 소득에 비해서 훨씬 논리적으로 일단 재원 측면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그런데 끊임없이 제시하지 않냐. 그래서 미래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간다. 주제넘지만 비교하자면 이재명 지사가 더 마지막에 갈수록 뒷심을 발휘하지 않을까”라고 평가했다.
한편 오 전 시장 외에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도 서울시장이 아닌 대권 직행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측은 2022년 정권 교체를 위해 재∙보궐선거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인지도 높은 야권 인사들 모두 대권 행보에 초점을 맞춘 터라 인물난을 겪고 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