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세계 최대의 가구업체 이케아(IKEA)는 서울 성수동에 전 세계를 통틀어 첫 도심 접점형 지속가능성 매장인 이케아 랩(Lab·사진)을 열었다. 앞서 이케아는 더 건강한 지구와 포용사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로, 2021년 회계연도를 ‘지속가능성의 해’로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랩 개소도 이러한 선언의 연장선상이다.
이케아 랩은 단순한 쇼 룸(Show room)이 아닌, 매장을 찾는 고객이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느끼고 직접 홈퍼니싱(가구나 조명,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집안을 꾸밀 수 있는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914㎡ 규모의 단독 공간에서 앞으로 6개월간 운영될 계획이다.
1층 전시 공간을 방문하면 ‘조금만 신경 쓰면 오래 사용할 수 있어요’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낭비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소비 방법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대나무와 재활용 플라스틱 등 지속가능한 소재를 활용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QR 코드를 이용한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생활에서 지속가능 실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영감을 부여하고, 이러한 노력이 우리의 일상과도 곳곳에 맞닿아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도심에서 더 많은 이들이 쉽고 편리하게 건강하고 행복한 집과 지구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체험이다. 이러한 체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활동을 실천하도록 제안하는 셈이다.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이케아 푸드 랩(Food Lab)도 마련되어 있다. ‘탄소 발자국’(상품을 생산·소비하는 전체 과정을 통해 발생시키는 온실 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의 총량)과 칼로리를 줄인 베지볼(Vegeball)과 수산양식관리협의회(ASC)로부터 인증받은 연어 랩 등이 단독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체험형 지속가능 활동은 국내 기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예로 현대자동차의 ‘롱기스트런’ 캠페인(사진)을 꼽을 수 있다. 롱기스트런은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해 친환경을 실천해나가는 모델이다. 참가자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등 친환경 활동 을실천하고 이를 통해 환경 보호를 위한 기부 등에 동참하는 방식이다. 플로깅(Plogging·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라는 새 캠페인은 해마다 수많은 참가자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올해로 다섯번째를 맞은 롱기스트런은 특별히 올해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비대면 달리기로 전환됐지만, 참가자들의 반응은 이전보다 뜨거워졌다는 평이다.
현대차는 2016년부터 이 캠페인의 기부금을 모아 ‘아이오닉 포레스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인천 청라 지구의 수도권 제2매립지에 친환경 숲 조성을 위한 묘목 2만그루를 심는 친환경 사업이다. 참가자들은 그간 달린 누적거리를 모아 친환경 숲 조성이라는 멋진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자부심과 감동을 얻고 있다. 이처럼 작은 행동이 모여 지속가능한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점이 이 캠페인의 큰 성과다.
많은 이들이 환경보존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막상 기후변화 대응과 지구 온난화 문제는 먼 미래의 일 또는 다른 이의 일로 여긴다. 일상생활에서 당장 피해를 입거나 와 닿지 않는 탓이다. 따라서 이케아와 현대차처럼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글로벌 기업이 이에 대한 인식을 직접 확산시키는 한편 고객의 친환경 행동을 유도하는 이들 모델은 지속가능성 일상화에 이르는 또 하나의 좋은 해답이다.
유엔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뜻을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존하면서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이라고 정의한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인류와 지구 환경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되, 미래세대의 가능성을 제약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지속가능한 삶을 머리로만 받아들인다면 미래로 연결될 수 없다. 직접 체험하고 실천하는 작은 행동이 모이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도 이 가치를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바로 진정한 지속가능성이다.
김혜서 UN SDGs 협회 연구원 unsdgs.gptj2060@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기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