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 선언 후에도 ‘대규모 선거 사기가 있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선거 불복 시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시위에 나선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공화당 측이 제기한 소송에 담긴 주장을 ‘진실’처럼 신봉하며 ‘합법적으로 선거가 치러졌다’는 선거 당국의 발표를 부정하고 있다. 이에 미 대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사실관계를 따져봤다.
◆개표 시스템 ‘도미니언’ 의혹 및 개표용지 ‘워터마크’설 → 전혀 사실 아님
◆공화당 측 투표 참관인 배제 및 민주당에 유리한 우편투표 실시 → 전혀 및 대체로 사실 아님
트럼프 측은 대선 이후 이날까지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주 개표소에서 공화당 참관인이 배제됐다며 상당수 표가 무효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시간주 법원에서 증거 없음을 이유로 기각된 데 이어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도 “공화당 측 참관인이 개표 당시 참석했다”는 트럼프 캠프 내부자의 증언이 나오면서 수세에 몰렸다.
이에 트럼프 측은 15일 참관인 거부를 문제 삼는 소송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민주당 유권자에 유리하게 진행된 우편투표 방식을 문제 삼으며 새로운 소송을 제기한다고 공표했다. 민주당 성향의 카운티 선거 당국이 잘못 표기된 우편투표를 미리 걸러내 재투표 기회를 준 반면 공화당 성향 카운티는 법에 따라 이런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선거가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기술적 결함에 대한 수정 조치가 불법이라는 조항이 주법에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주장과 관련한 펜실베이니아주 법원의 판단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유권자 및 내부고발자 증언 사실일까 → 전혀 사실 아님 혹은 판단 유보
선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유권자와 내부고발자의 증언도 트럼프 측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이유 중 하나다. 먼저 네바다주에서 질 스토케라는 80대 유권자가 불법 투표라고 항의한 사안이 있다. 그는 지난 10월28일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장 사전투표를 하려다가 거부당했다. 당시 선관위 직원은 이미 같은 이름의 우편투표가 접수돼 현장 투표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스토케는 우편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선관위 직원이 스토케를 만난 결과, 우편투표 용지 서명이 스토케의 것임을 확인했다. 스토케는 서명 인증과 관련해 개표기에 문제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지난 6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 선관위 직원 제시 제이컵은 다른 직원들이 유권자에게 “바이든에게 투표하라”고 말했고, 유권자 신원 확인 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을 인용해 제기된 소송은 지난 13일 기각됐다. 재판부는 부정을 저지른 직원의 신상, 투표소 등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들어 기각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집배원 리처드 홉킨스가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리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개표 과정에서 국장이 대선일 이후에 도착한 우편투표 날짜를 3일로 변경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연방우체국 감사실의 조사 후 “그가 허위진술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후 홉킨스가 다시 자신이 주장을 철회한 적은 없다고 반박, 소송을 통해 진위가 가려질 예정이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