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 위에 주차하거나…만취해 첨성대 기어오르거나

지난 15일 오후 경북 경주시 쪽샘지구 한 고분 위에 주차된 SUV 모습(왼쪽)과 지난 2017년 8월 7일 첨성대에 오른 대학생들의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경주시 CCTV통합관제센터 제공

지난해 8월 새벽 만취상태로 문화재인 경북 경주 첨성대에 단체로 기어오른 대학생에 이어 경주 고분위에 한 시민이 승용차를 주차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8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1시 30분쯤 경주시 황남동 쪽샘유적 79호분 정상에 국산 흰색 SUV 차량 1대가 주차해 있는 것을 시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정상까지 높이는 약 10m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는 차가 사라진 뒤였으나 경주시는 신고자가 찍은 사진을 토대로 차량 소유주를 파악해 사흘 만인 18일 연락을 취했다.

 

해당 차량 소유주는 주차 이유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고, 조만간 경주시에 가서 경위 조사를 받기로 했다고 시는 밝혔다.

 

시는 조사가 마무리 되는데로 차량 운전자를 문화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문화재청도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해당 고분은 미발굴 상태인 쪽샘 79호분이며 봉분 경사면에서 봉분 정상까지 차량 바퀴 흔적이 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주시 관계자는 “고분에 무단으로 올라가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안전 펜스를 설치해 놓았는데 이를 젖히고 고분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주 대릉원 바로 옆에 위치한 쪽샘지구는 4∼6세기에 걸쳐 조성된 삼국시대 신라 왕족과 귀족들의 묘역이다. 

 

쪽샘이라는 명칭은 샘에서 쪽빛(하늘빛)이 비칠 정도로 맑고 맛 좋은 물이 솟아난다는 데서 유래했다. 

 

앞서 A씨(28∙대학생) 등 3명은 지난해 8월 3일 새벽 경주시 인왕동에 있는 첨성대에 올라가 뚫려 있는 윗 부분 입구에 걸터 앉아 기념 사진을 찍은 혐의(문화재 보호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에 처해 진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