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장중 한때 2000만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 선언을 하고, 페이팔이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에 관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9분쯤 1비트코인은 전날보다 7.16% 오른 2011만1000원에 거래됐다. 1비트코인이 2000만원을 넘은 건 국내에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18년 초(1월14일)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엔 국내외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첫 번째 호재다. 비트코인에 거부감을 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가상화폐에 친화적일 것이란 기대감이 업계에 팽배하다. 또 최근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기업인 페이팔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거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이 ‘자산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부동산·주식 시장에서 소외된 투자자가 가상화폐로 몰리며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만 놓고 보면 대체투자처가 다 막힌 상황”이라며 “가상화폐 중에서도 비트코인에 투자가 몰리며 꾸준히 시세가 올라가고 있다”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본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센터장은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대표주자고 수량도 제한적이라 디지털 금의 개념으로 시장에 자리 잡았다”며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의 문제지 가격은 반드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분석 업체 토큰 매트릭스의 이언 밸리나 대표는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거시경제 요인과 대기업의 유입으로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상승세겠지만 단기적으로는 12월 첫 주에 1만4000달러 근방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