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과 원칙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 철학이 부각되면서 정치권 내 ‘바이든 인맥’이 주목받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과 부통령을 지낼 때 인연을 맺은 국민의힘 박진 의원과 박지원 국정원장 등이 대표적인 바이든 인맥으로 꼽힌다.
여권에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미국 민주당 인사들과 직·간접 채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의원은 20대 국회 후반기에도 외통위에서 활동했다. 박 원장과 바이든 당선인과의 오랜 인연도 눈길을 끈다. 1972년 11월 동서양행 뉴욕지사 지사장으로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박 원장은 당시 상원의원이던 바이든 당선인과 친분을 맺어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미 외교와 한반도 정책을 두고 막후에서 박 원장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정부에서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1차관,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지낸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의 카운터파트너로 일하면서 바이든 당선인 측근 그룹과 두터운 인맥을 형성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안보 측근 대부분이 오바마 행정부의 각료로 일했던 민주당 인사들이다.
특히 조 의원이 외교부 차관 시절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토니 블링컨 당시 국무부 부장관은 국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이후에도 조 의원은 블링컨 전 부장관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중시하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 때 흐트러졌던 대북제재 압박의 틀을 복원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