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취임한 지 아직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마치 몇 년은 지나버린 것 같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다”고 털어놨다.
이날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故)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가 보낸 꽃다발 사진을 올린 뒤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오늘, 어머니의 꽃을 보면서 저를 추스르고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되새기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추 장관은 “지난 10월, 고 김 검사의 희생이 우리의 참회 속에 ‘정의로움’으로 우리 안에 다시 새겨지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돌아올 수 없는 길로 아드님을 황망히 보내고도 제게 위로의 꽃을 보내시니 송구스럽고 몸 둘 바 모르겠다”고도 했다.
취임 후 줄곧 기치로 내건 검찰개혁을 ‘국민적 열망’이자 ‘소명’이라고 표현한 추 장관은 “매일같이 사안의 본질은 제쳐두고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 부각과 최근에는 장관의 거취를 집중적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보수언론 등을 보며 참을 수 없는 압통과 가시에 찔리는 듯한 아픔을 느끼지 않을 때가 없었다”고도 적었다. 일부 언론이 자신의 교체설을 보도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추 장관은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 법무부 장관을 한다는 것은, 자신과 가족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고, 어떤 모진 시련도 견뎌야만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면서 조국 전 장관과 자신을 향한 야권과 언론의 공세를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정치적 이해타산이나 제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우선했다면 좀 더 쉬운 길을 놔두고 이런 험난한 자리에 오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방 이후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하고 항상 좌절하기만 했던 검찰개혁의 과제를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절박한 국민의 염원을 외면할 수 없기에 저의 소명으로 알고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추 장관은 “그렇기에 설사 부서지고 상처가 나도 이겨내려고 합니다만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고 외로울 때도 있고, 저로 인해 피해를 보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꽃을 보내주신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헤아리고 기억하겠다”며 “우리가 함께 역사를 쓰겠다는 약속을 담은 마음들을 담아 보내주시는 꽃이기에 국민을 믿고 제게 주어진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끝까지 이겨내겠다”는 다짐으로 글을 끝맺었다. 앞서 전날 추 장관의 인스타그램에는 법무부 청사에 늘어선 꽃바구니들 사진이 올라온 바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