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과 가덕도 신공항 조기 착공을 위한 특별법 등 주요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거듭 공언했다. 거여의 힘으로 ‘입법 독주’를 이어갈 태세다. 국민의힘에선 대여 강경 투쟁론이 힘을 얻고 있다. 정국 긴장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공수처법의 소수 의견 존중 규정이 악용돼 국민의 기다림을 배반하는 결과가 됐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의원들의 지혜를 모아 (공수처법 개정안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에선 대여 강경 투쟁론이 불붙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부터 여러 사람이 법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 거부권이 보장돼 있어 우리가 동의하지 않은 공수처장은 뽑힐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며 “함부로 법을 바꿔 공수처장 같지 않은 처장을 임명하려 한다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좌시하지 않고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이 지난해 공수처법을 처리할 때는 야당 교섭단체에 주는 거부권을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핵심 장치라고 강조해놓고, 공수처 출범이 지연되자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들은 이날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해 공수처법 위헌심판 청구 결과를 신속히 내달라고 촉구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위헌심판 청구를 2월, 5월 두 번 했는데 지금까지도 재판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여야가) 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데 (민주당은) 파투를 내고 법 개정 절차를 다음주부터 하겠다고 한다”고 규탄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PK)의 의견이 갈리는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놓고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부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 15명이 당 지도부와 상의 없이 ‘부산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정권과 민주당이 부산시장 선거를 위해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던진 이슈에 우리가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해당 의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며 단속에 나섰다.
한편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은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과학적·기술적 측면에서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을 검토한 것을 가덕(도) 등 특정 공항과 연결하거나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본인이 검증위 결론에 대해 ‘보완할 수 있으면 김해신공항으로 가라는 것’이었다고 인터뷰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내용을 왜곡해 심히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