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자금을 지원하고 개발도상국의 경기 회복을 돕기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을 위한 치료제와 백신의 빠른 개발에 더해 공평한 보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며 “모든 나라에서 코로나가 종식돼야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G20이 무역·투자 코로나 대응 행동계획과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국경 간 이동에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세계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G20이 단합해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다자주의를 복원하고, 공정하고 안정적인 무역·투자 환경 조성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국경 간 이동’은 G20정상 선언문에 “인력이동을 원활화할 수 있는 구체적 조치를 계속 모색해 나간다”는 내용으로 들어갔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G20 정상들은 아울러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아 식량난 등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채무 상환 유예 기간을 내년 중순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G20은 현재 46개 국가를 대상으로 57억달러(6조3669억원) 규모의 채무 상환 유예에 합의한 상황인데, 적용 국가 등을 추가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각국 정상이 코로나19 위기 탈출 방안을 두고 협력에 나선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화자찬만 늘어놓은 뒤 골프장으로 향해 빈축을 샀다. 그는 회의 발언을 통해 “경제적으로나 전염병 대처에 있어 임기 동안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을 했다”고 말했을 뿐 코로나19 국제 공조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가 골프장으로 떠난 뒤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대신 자리를 지켰다.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는 코로나19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1201만9960명으로 집계돼 지난 15일 1100만명을 넘어선 뒤 엿새 만에 1200만명대에 돌입했다. 미국에서는 오는 26일 추수감사절과 내년 1월20일 대통령 취임식이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에서는 22일 오후 10시 기준 2167명의 감염이 확인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닷새 연속 2000명대를 기록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국내 여행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캠페인에서 감염 확산이 심각한 지역을 목적지로 하는 신규 예약을 일시 중단하도록 했다.
이희경·박현준 기자, 워싱턴·도쿄=정재영·김청중 특파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