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배제’ 尹 사퇴 압박하는 與…“대통령 입장 밝히라”는 野

文대통령, 秋 발표 직전 보고받아…별도 언급 없어
“尹 비위 위중”vs“秋 무법전횡”…여야 입장차 ‘뚜렷’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배제 조치를 내린 데 대해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은 법무부의 감찰 결과로 윤 총장의 비위가 확인됐다며 거취를 압박하는 총공세에 나선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을 직접 밝히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무부가 발표한 윤 총장의 혐의에 충격과 실망을 누르기 어렵다”며 “법무부는 향후 절차를 법에 따라 엄정하게 진행하기 바라고 윤 총장은 공직자답게 거취를 결정하시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감찰 결과는 심각한 것 아닌가”라며 “(윤 총장이) 징계위에 회부됐기 때문에 결과를 엄중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검찰청 국정감사 때도 (윤 총장이) 장관의 지휘에 대해 위법하다고 했다. 한 조직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윤 총장의 책임을 물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확인했기 때문에 감찰 결과에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법과 규정에 따른 합당한 조치”라면서 “감찰 결과가 사실이라면 징계 청구 혐의 요지 중 어느 하나 위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검사도 잘못하면 처벌받고 징계받아야 한다. 검찰총장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자신은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한 윤 총장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반응한 게 아이러니”라고 윤 총장을 비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태년 원내대표. 뉴스1

추 장관은 전날(24일) 오후 6시쯤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검찰총장이 검찰총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금일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고, 검찰총장의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발표 직전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그에 대해 별도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검찰총장 직무배제’라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데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법무(法無)장관의 무법(無法) 전횡에 대통령이 직접 뜻을 밝혀야 한다”면서 “검찰총장의 권력 부정·비리 수사를 법무부 장관이 직권남용 월권 무법으로 가로막는 것이 정녕 대통령의 뜻인지 확실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추 장관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사유를 대지 못해 법무부가 부법부, 비법부임을 최종 인증했다. 이제 더 이상 법무부에 묻지 않겠다”며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합뉴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을 겨냥해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무장관은 사전에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면서 “헌정 사상 초유의 충격적인 사태가 터져도 대통령은 또 숨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징계 사유, 직무정지 사유가 있다고 봤다면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서서, (총장 해임 사유를 설명하고) 임기를 보장하지 못한 정치적 책임은 대통령이 지면 된다”며 “그 책임을 모면하려고 법무장관 뒤에 숨어서 한마디 말도 없는 대통령. 왜 이렇게 비겁한 것인가. 당당하게 해임하고 정치적 책임을 대통령이 져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 총장은 이번 추 장관의 처분에 대해 ‘위법·부당하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윤 총장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검찰총장의 소임을 다해왔다”며 “위법, 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법적 절차를 검토한 뒤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 등으로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