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사상 최대가 된 데 이어 내년 이후에도 더 커지게 되자 주택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의 증여 건수가 이미 연간기준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의 대부분은 알짜 아파트를 팔기 아까워하고, 양도세에 대한 부담도 크게 갖는다"면서 "팔면 다시는 못 산다는 생각에 가급적 물려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대다수 주택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사상 최대인 데다, 내년에는 종부세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 확실시되면서 다주택자들의 증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한 종부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은 종전에 3주택 이상이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에게 과세표준 구간별로 0.6∼3.2%를 적용했지만, 내년부터는 이 비율이 1.2∼6.0%로 대폭 상승한다.
여기에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과세표준을 산출하기 위해 공시가격에 곱해주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모두 높이는 상황에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원종훈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장(세무사)은 "최근 증여를 적극적으로 고민하며 상담을 의뢰하는 다주택자들이 크게 늘었다"면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종부세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말에 납부하는 종부세는 개인별로 부과되며 공시가격 합산액이 6억원을 넘기면 종부세 과세 대상이지만, 1세대 1주택자는 9억원까지 공제받는다.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종부세를 회피하려면 내년 5월까지는 최종 등기 이전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박합수 전문위원은 "다주택자들은 내년 3∼4월까지 상황을 지켜보다가 증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계속 보유와 증여에서 일차적으로 답을 찾고, 여의치 않을 경우에만 주택을 매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정대상지역 내 3억원 이상 주택을 증여받을 때 취득세율을 기존 3.5%에서 최대 12%까지 높이는 지방세법 개정안이 지난 8월부터 시행되면서 다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이런 영향에 서울아파트 증여 비중은 지난 8월 역대 최고치(22.5%)를 기록했다가 9월(21.5%)과 10월(16.9%) 잇달아 감소했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의 증여가 늘어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원종훈 부장은 "증여를 하면 시가 평가액으로 증여세를 내기 때문에 증여 취득가가 높지만, 수증자가 주택을 5년 후 매도할 때는 양도소득세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면서 "결국 증여자는 종부세를 줄이고, 수증자는 추후 주택 매도 시 양도세를 줄이는 절세 효과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방수 세무사(세무법인 정상)는 "전세나 대출을 낀 부담부 증여 시 부채 부분은 유상 승계 취득에 해당한다"며 "증여 취득자가 무주택이면 1∼3% 취득세를 적용받아 증여에 따른 취득세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 세무사는 "이런 세법의 허점을 이용한 증여가 앞으로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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