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 쏘고 폭행하고… 프랑스 경찰 난민 텐트 철거 ‘논란’

프랑스 지원단체, 난민 위한 텐트 500개 설치
경찰, 허가 없는 '불법 점거' 주장… 텐트 철거
단체 관계자와 몸싸움·저항하는 난민들 폭행
SNS에 올라와… 내무부 장관, 진상조사 촉구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난민들을 위해 설치한 텐트. AP연합뉴스

프랑스 경찰이 오갈 데 없는 난민들을 위해 광장에 설치한 텐트를 해산하면서 과도한 폭력을 사용해 비난을 받고 있다.

 

프랑스 난민지원단체 유토피아56은 23일(현지시간) 오후 7시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난민들에게 제공할 텐트 500개를 설치했다. 이 단체가 돕고자 하는 난민들은 경찰이 지난주 파리 외곽 생드니에서 쫓아낸 이들로 대부분 지독한 내전과 테러에 시달리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다.

 

시(市) 정부는 난민들이 마땅한 거주지를 구하지 못해 자구책으로 마련한 텐트촌을 철거하면서도 이들을 수용할 시설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경찰은 유토피아56이 광장에 자리 잡은 지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출동했고 당국의 허가 없는 불법 점거라며 텐트를 치우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인권단체 관계자들과 말다툼은 물론 몸싸움을 벌였고, 안에 사람이 들어있는데도 텐트를 질질 끌고 나가기도 했다. 경찰은 텐트를 들어 올려 안에 있는 사람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쳤고 저항하는 난민들을 발로 걷어차거나 봉으로 때렸다고 AP, AFP통신이 전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경찰이 누군가를 마구 짓밟고 있었고, 이를 말리려 하는 사람마저도 옆에 있던 다른 경찰이 때리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항의하는 난민들과 난민지원단체 관계자들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으며, 현장을 취재하던 한 기자는 경찰에게 세 차례 폭행을 당했다며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이런 해산 과정은 고스란히 스마트폰에 찍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왔고,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조차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르마냉 장관은 24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경찰에 즉각 진상 조사를 촉구했으며 48시간 안에 결과를 보고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