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합병 외 다른 대안 없다”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나란히 계류돼 있는 모습. 인천공항=뉴시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합병에 대해 “다른 대안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양사의 합병 외에 다른 대안은 없느냐”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은 위원장은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됐으면 양사 체제로 갈 수 있었는데 현산이 매수 의사를 철회했고, 다른 잠재적 인수자들에게 의사 타진을 했으나 안됐다”며 “남은 건 독자생존인데 현재 항공 산업의 어려움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독자생존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양사에 계속 혈세를 넣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보니 국민 혈세를 줄이고 고용을 유지하는 방법으로는 합병 외 다른 대안이 없다 채권단이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대출 방식 대신 주식과 교환사채를 매입하는 방식을 택한 것에 대해선 “대출은 빚이기에 이자부담이 되고 부채비율이 올라간다”며 “주식을 주면 빚이 없고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좋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출은 국민 혈세인데 지금 현 경영진이 약속을 잘 지키는지 담보하는 수단이 필요하나 대출로는 담보할 수 없어 직접 주주로 참여해 약속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주식참여가 좋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 직접 지원하지 않고 모회사인 한진칼에 지원하는 것 관련, 은 위원장은 “대한항공에 주면 모회사인 한진칼 지분이 지금보다 떨어진다”며 “지주회사법상 20% 미만으로 떨어지면 한진칼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팔아야 한다고 들었다. 한진칼이 그 지분을 파는 것이 현실적이냐 해서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딪힌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아시아나가 당장 자금이 필요한 상황인데 주면 부채비율이 올라가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기존 채권을 보유한 사람들이 일시에 회수할 수 있는 트리거가 될 수 있어 너무 큰 부담이 된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지기 전에 막아야 더 큰 부담이 없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은 위원장의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옹호 발언은 전날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도 부위원장은 전날 제30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구조 개편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추진되면 다수의 일자리를 지키고, 수조원의 정책자금 등 국민 부담을 절감하며 항공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유화를 방지하고 효율적 관리를 통해 국내 항공산업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위가 이틀 연속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지지하는 발언을 쏟아낸 건 산업은행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두 항공사의 합병에 대해 “국민 혈세를 활용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숨겨진 본질”이라고 주장하며 합병을 결사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KCGI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인데, 법원 판결은 다음달 1일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법원이 KCGI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산은은 계획대로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