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설에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기존과는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1위를 기록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박 장관은 27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그 문제(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저한테 좀 진지하고 신중하게 생각할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올 한해 되돌아보면 대한민국 경제가 모두가 어려운 가운데 OECD에서 가장 타격이 작고, 내년 성장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지명됐다”면서 “이 대한민국 경제의 허리를 중소벤처기업이 받치고 있고, 우리가 함께 어려움 속에서 뒹굴어가면서 일하고 있는데 과연 이것을 갑자기 그만두는 것이 맞느냐 하는 고민이 있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일부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등을 했다”라고 언급하자 박 장관은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고 진지하게, 그리고 신중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고 답하기도 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후 사망함에 따라 치러지는 보궐선거라 최근 여당에선 ‘여성 후보 차출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에 박 장관은 “디지털 경제나 플랫폼 경제, 프로토콜 경제라는 경제전환이 오는 21세기는 ‘3F’의 시대”라며 “빠르고(Fast), 공정하고(Fair), 여자다움(Female)이 이끌어가는 시대가 바로 21세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의미심장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괴테가 쓴 파우스트에 보면 맨 마지막 구절에 이 세상은 여자다움이 이끌어가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괴테가 피우스트를 쓰면서 그런 예견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개각으로 인해 정치권으로 돌아올 가능성 등에 대해선 “인사권은 대통령 몫”이라며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재차 말을 아꼈다.
박 장관은 그동안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올 때마다 부인하거나 언급을 피해 왔다.
이달 3일 중기부의 스타트업 지원 계획인 ‘컴업(COMEUP) 2020’ 관련 브리핑 후 취재진으로부터 해당 질문을 받았을 땐 “왜 자꾸 저를 (중기부에서) 내쫓으려고 하느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저는 여러분들이 좋아서 계속 더 있고 싶다”하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박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1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지역별·성별·연령대별 할당 등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공표 불가 판단을 내렸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