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주 와인 덤핑관세 21% 부과…갈등 고조

코로나 발원지 조사 놓고 갈등…쇠고기 수입금지 등 타격 강도 높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캔버라=AP연합뉴스

 

중국 상무부가 호주산 와인에 대해 예비 덤핑 판정을 내렸다.

 

27일 중국 상무부는 사이트에 게재한 공고문(2020년 59호)을 통해 “호주에서 와인을 수입하는 과정에 덤핑 행위가 있다고 확인했다”면서 “덤핑 행위로 국내 와인업계가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고, 덤핑과 실질적 피해사이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11월 28일부터 호주산 와인을 수입하는 업체들은 결정된 비율에 따라 반덤핑 보증금을 내야 한다”고 전했다. 반덤핑 예비 관세 세율인 보증금 비율은 107.1%~212.1%다.

 

앞서 상무부는 자국 기업의 조사 신청에 따라 지난 8월18일부터 호주에서 수입한 와인에 대한 덤핑 조사를 진행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포도주 수출 대상 국가라는 점에서 호주 포도주 산업 전반에 주는 충격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주 와인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중국으로의 와인 수출량은 전체 수출의 39%를 차지한다.

 

이번 과세 조치는 중국의 대호주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호주가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한 이후 호주에 대해 전방위적인 보복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 호주의 4개 도축장에서 생산된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호주산 보리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밖에 호주산 석탄, 설탕, 바닷가재, 목재, 구리 등이 수입 금지 대상이 됐다.

 

한편 중국이 호주에 대해 사실상 전방위적 보복에 나선 가운데 이번에는 음식 문화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과 중국계 호주인들은 호주 공영 ABC 방송이 최근 어린이 채널에서 중국인들이 곤충이나 쥐, 머리카락 등을 요리에 사용한다는 점을 암시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 방송에서 백인 여배우가 고대 중국 황후로 출연해 요리한 곤충 등을 먹으면서 “당나라 시대에 곤충을 먹는 것은 일상적”이라고 말한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하지만 실제 중국 고대 시대에 메뚜기 등을 식용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게 호주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중국 네티즌은 중국인을 심각히 비하한 인종 차별적 행위라며 ABC 방송에 프로그램 삭제와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