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0-11-27 18:53:05
기사수정 2020-11-27 18:53:02
검찰 "공공기관 임원 직위 사유화"…김은경 측 "정당한 인사권"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김선희 임정엽 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게도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현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과 함께 낙하산 인사 근절을 천명했으나, 이 사건 수사 결과 코드에 맞지 않으면 법률상 신분 보장도 무시하고 자리에서 내쫓거나 낙하산 선발하는 행태가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령에 주어진 자신들의 권한을 남용해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의 직위와 공무원 조직을 피고인들의 사유물로 전락시켜 사안이 매우 무겁다"며 "전 정권이 인사권 남용의 폐단으로 법의 심판을 받는데 (현 정권이) 인사권을 사유화해 참담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해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정권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15명에게 2017년 12월부터 작년 1월까지 사표 제출을 요구해 이 중 13명에게서 사표를 받아낸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의 공모직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장관이 점찍어 둔 후보자가 임명될 수 있도록 지시를 내리는 등 채용 비리에 개입한 혐의도 있다.
특히 검찰은 김 전 장관 등이 환경공단 상임감사 김모씨에게 사표를 제출하라고 종용하고, 김씨가 불응하자 `표적 감사'를 벌여 2018년 2월 물러나게 한 뒤 친정부 성향 박모씨를 후임자로 임명하려 했다고 밝혔다.
해당 의혹은 2018년 말 김태우 전 수사관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등 의혹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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