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맺힌 광주 시민들의 규탄 메시지 "전두환 단죄하라"

광주 5·18 단체·시민들,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 선고기일에 집결 예정
지난 25일 광주 동구 광주지법 정문에서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사자 명예훼손으로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는 전씨에 대해 엄벌해달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맺힌 광주 5·18 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 명예훼손 재판 선고가 예정된 30일 광주지법 앞에 모여 전씨의 엄벌을 촉구하기로 했다. 

 

27일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등에 따르면 선고 당일인 30일 오후 1시부터 5∙18 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 시민들이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 집결한다.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한자리에 모인 각계각층의 시민들은 전씨를 규탄하고 법원의 엄벌을 촉구하는 등 발언의 시간을 갖는다. 전씨가 무릎을 꿇고 포승줄에 묶여있는 이른바 ‘전두환 치욕 동상’도 법원 앞에 다시 가져오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재 얼굴 부분이 파손된 이 조형물은 전씨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이 씌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 조형물을 때리는 퍼포먼스와 철창을 이용한 퍼포먼스 등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한된 인원만 재판장에 입장할 수 있는 탓에 법정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은 대부분 법정 주변에 모여 재판 결과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이 끝나면 5∙18 단체와 법률대리인단, 고소인인 조영대 신부 등이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 할 예정이다. 

 

재판을 마치고 돌아가는 전씨를 만나려는 5∙18 당사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 사이의 충돌도 예상된다. 한편 5∙18 단체는 재판을 생중계해달라는 요청을 재판부가 불허하자 이날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해달라”는 공문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

 

이에 법원은 전씨의 재판이 열리는 법정을 언론에 사전 공개했다. 전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는 표현을 자신의 회고록에 썼다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