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문자정치’를 펼치며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주장했다.
28일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의원들에게 ‘3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2000자 가량의 호소문을 보냈다. 이 지사는 “1인당 20만~30만원의 3차 재난지원금이 소비확대의 경제효과와 가계소득지원의 복지효과가 동시에 발생하는 시한부 지역화폐로 전국민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지도부와 국회의원님들께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1차 전국민재난지원금은 소득지원효과에 더한 경제활성화 효과를 각종 통계가 명백히 입증했고 국민들 역시 2개월 이상 명절대목을 만끽하며 이를 체감했다”며 “그러나 2차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선별지급한 후 가계 소비지출은 오히려 1.4% 감소했고 1차 지원금 지급시 느꼈던 경기활성화의 체감은커녕 느낌조차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국민 보편 지급했던 1차 재난지원금은 경기 부양 효과가 있었지만 선별 지급한 2차 지원금은 세금은 들였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논리다.
이 지사는 “지금이야말로 전국민적 공감아래 지역화폐형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보편지급을 통해 ▲가계소득증대로 가계부채증가를 막고 ▲경제활성화를 기하며 ▲ 위기로 불안한 국민의 연대의식과 귀속감을 제고할 때”라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로 모두가 피해를 입었는데, 경제정책 혜택이나 복지정책 혜택에서 세금 내는 국민을 배제하는 것도 옳지 않다. 지금 논의되는 3~4조원의 선별 현금지급은 규모, 대상, 방식, 효과 등 여러면에서 20~30만원의 전국민 지역화폐 지급에 비해 아까운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낭비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힘든 상황이고, 국가의 존재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개인이 위태로울 때 국가에 기댈 수 있다는 확신을 드려야한다”고 호소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정부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인 중소상인, 자영업자분들께서 "3차는 지역화폐 방식으로 보편 지급돼야 한다”며 “적은 액수일망정 돈은 돌고 돌아 시장의 모세혈관까지 채워야 의미가 있다. 아무리 기준을 엄선한다지만, 특정 대상자만 선별 지급하고 더구나 저축가능한 현금으론 순환에 한계가 있다. 1차 효과는 수치로도 입증되었고 무엇보다 경제 주체가 피부로 실감했다고 증언하고 있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3차 재확산에 이른 지금, 피로와 고통은 전과 다른 무게로 누적되어 있다. 시행착오를 겪을 여유가 없다”며 “현실과 밀착한 정책으로 K-경제방역의 실효성을 이어나가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경제 현장의 준엄한 경고를 결코 묵살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토요일에 당 지도부 및 의원들을 상대로 문자를 보낸 까닭은 29일 저녁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3차 재난지원금 지급 관련 논의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내년도 예산안에 3차 재난지원금을 편성하자는 제1야당 국민의힘 주장에 민주당도 일부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