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은 음식을 섭취한 후 일어나는 소화 장애 증상을 말한다. 증상으로는 속쓰림, 트림, 구역질, 상복부 불쾌감, 위장 팽만감 등과 같은 소화기 증세와 심하면 복통과 두통까지 불러온다. 흔히 음식을 먹고 속이 좋지 않아 ‘체했다’고 하는 말이 이에 해당한다.
소화불량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과식이나 스트레스 등 외부적 요인부터 위장 점막 손상, 소화효소 분비 문제 등 내부적 요인까지 원인은 다양하다.
소화에 도움이 되는 혈 자리로는 엄지와 검지 사이 뼈가 갈라지는 곳인 ‘합곡혈’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위장의 경락이 지나가는 자리로, 모양이 골짜기와 같다고 해서 합곡혈이라 불린다. 소화불량과 급체 해소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눌러 자극을 가하도록 한다.
무릎뼈가 튀어나온 곳에서 바깥쪽 뼈를 따라 3∼4㎝ 아래에 ‘족삼리혈’이란 혈 자리가 있다. 뼈가 갈라지는 곳이어서 꾹 누르면 들어가는 자리로, 합곡혈과 마찬가지로 손가락으로 눌러 자극하면 위장의 기를 소통시켜 소화불량 해소에 도움을 준다.
‘내관혈’은 손목 안쪽 주름에서 손가락 두 마디 아래 부위, 손목 정중앙을 타고 5∼6㎝ 아래에 있다. 서양에서도 구토, 멀미 증상을 느낄 때 침으로 자극하면 효과적이란 연구가 있을 정도로 소화불량 해소에 좋은 혈 자리다. 이곳을 지압하되, 통증이 심하면 혈 자리 약간 위쪽 혹은 아래쪽을 지압하도록 한다.
또 급체했을 때 매실청을 물에 타서 자주 마신다. 한의학적으로 ‘매실’은 소화불량 해소에 좋은 열매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매실은 복부에 맺혀 있는 응어리를 없애 속이 그득하고 불편한 증상을 해소한다. 매실은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하고 유기산이 많아 소화액 분비를 돕는다.
‘냉이’도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이나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 ‘본초강목’에 냉이는 ‘눈을 밝게 하고 위를 돕는다’고 돼 있다. 다만 몸이 차고 팔다리에 찬 기운을 느끼는 사람이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더 차가워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 밖에 씀바귀나 산약 등도 소화불량 해소에 도움을 준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는 “최근 급격히 떨어진 기온에 소화불량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소화불량이 장시간 계속된다면 소화제 등을 무리하게 먹지 말고 전문 상담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