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서 중국 군용기가 대만 군용기에 약 500m까지 공중 접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대만언론이 1일 보도했다.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정오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 2대 중 중국 윈(運·Y)-8 기술정찰기가 대만군의 경고 방송을 무시하고 계속 비행했다.
이에 따라 남부 핑둥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해상초계기 P-3C가 중국 윈-8 기술정찰기에 대한 감시통제에 나선 30여 분 동안 양측 군용기가 약 495m까지 공중 접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만군 당국은 대만 군용기와 중국 군용기의 거리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전날 입법원(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옌더파(嚴德發)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엄중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 대응 규범 등이 이전보다 더욱 강화되었다고 언론에 밝혔다.
대만 공군사령부는 중국 군용기의 대만 공역의 진입에 대한 각종 대응 조치를 강화해 대만 공중의 안보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군사 전문가는 대만과 중국 군용기의 이같은 근거리 접근이 사실이라면 ‘도발과 다름없다’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충돌도 야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대만과 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군용기들이 지난달 한달간 총 26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는 등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였다.
지난 30일 대만 자유시보는 “중국 전투기는 11월 한달 동안 26일에 걸쳐 (ADIZ를 포함한) 대만 공역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는 지난 10월의 25일 기록을 깼다”고 전했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중국 전투기는 11월의 마지막 날인 30일 정오에도 대만 남서부 공역에 진입했다.
대만 공역에 진입한 중국군 군용기에는 윈-8 대잠초계기, 윈-8 정찰기, 수호이-30 전투기 등이 포함됐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 카드로 대만과 외교·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대폭 확대하자, 중국군은 최근 수개월 동안 대만을 상대로 한 무력시위를 강화해 왔다.
중국군이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대만군이 과부하가 걸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11월 잦은 출격에 대해 ‘예정된 훈련’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훈련’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항공 전문가 푸첸사오는 “지난 9월 훈련은 이미 끝났지만, 일상적인 훈련은 지속되고 있다”면서 “대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로, 중국군은 국가 안보를 위해 이 지역에서 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