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농구연맹(FIBA)은 2017년부터 축구처럼 ‘A매치 기간’을 만들었다. 이 기간에 각국 리그가 잠시 멈추고 국가대표 간 경기를 치르도록 한 것이다. 올해도 지난 11월20일부터 1일까지 12일 동안 A매치 기간이라 2020∼2021 프로농구도 휴식기에 들어갔다. 평소 같으면 대표팀이 소집됐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은 이 기간 열린 아시안컵 예선에 불참해 모든 선수들에게 이 시간은 오롯이 휴식이 됐다.
하지만 2일 정규리그 재개를 앞둔 프로농구 10개 구단에게 이 기간은 재정비를 위한 꿀맛 같은 시간이었다. 실제 부산 KT와 안양 KGC인삼공사 등 외국인 선수 교체에 나선 구단들은 팀 전열 정비로 바쁘다. KT는 존 이그누부를 대체한 브랜든 브라운이 지난달 7일부터 활약하고 있지만 아직 팀 전술에 녹아들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번 휴식기가 브라운과 기존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알찬 시간이었다.
여기에 지난 30일 크리스 맥컬러를 영입을 공시한 인삼공사도 분주하다. 지난 시즌 인삼공사에서 뛰었던 맥컬러는 왼 무릎 부상으로 교체된 아픈 기억이 있다. 그래서 맥컬러를 한국에 불러 몸 상태를 테스트 중이다. 결과를 보고 얼 클락, 라타비우스 윌리엄스 중 한 명과 교체를 결정할 계획이다.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휴식기를 통해 구단의 변화 움직임을 선수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사실 휴식기 내내 가장 관심을 끌었던 구단은 최하위로 처진 원주 DB였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가운데 2016∼2017시즌 DB의 돌풍을 이끌었던 디온테 버튼의 KBL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프로농구(NBA) 구단과 계약이 안 될 경우 DB행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번 주 내에는 복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트레이드로 전력이 바뀐 구단들에게도 이번 휴식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이종현을 데려왔던 고양 오리온은 이승현-이종현 콤비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전술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휴식기 전 2연승을 거두긴 했어도 아직은 유기적인 면모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오리온에서 최진수를 영입한 현대모비스도 부상 중이었던 최진수가 회복하며 드디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3일 오리온과 현대모비스가 ‘빅딜’ 이후 첫 맞대결을 펼치게 돼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