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김현미(사진) 국토교통부 장관의 교체를 두고 청와대가 ‘경질성 인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부동산 정책을 담당해오며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란 타이틀까지 단 김 장관은 3년5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장관의 교체에 관해 “경질성이 아니다”라고 항간의 추측을 일축했다.
김 장관은 최근 국회 현안질의에서 서울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아파트 공급이 많아야 한다는 지적에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는데…”라고 답답한 마음을 표시했다가 정치권으로부터 ‘빵투아네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했던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빗댄 조롱에 가까운 별명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장관은) 그동안 성과를 많이 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요구가 있다”면서 “좀 더 현장에서 주택공급을 하고 건설을 해오신 분이 ‘체감형 정책’들을 추진해나가는 쪽으로 바뀌었거나, 달라진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장관이) 그동안 실적이 부진했다든가, 성과를 못 냈거나 하는 경질 인사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미 올해 초부터 교체 의사를 청와대에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임으로 변창흠(55)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내정했다. 변 내정자는 TK(경북 의성) 출신으로 도시 계획, 도시 재생 등 분야를 주로 연구해 온 주택 공급정책 전문가다. 2014년부터 3년 임기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을 지낸 그는 2017년부터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주거정책자문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문재인 정부의 국토·도시정책과 부동산정책 추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19년 4월부터 LH 사장직을 맡아오고 있다.
청와대는 변 내정자에 대해 “현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국민이 느끼는 주거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해 낼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기존 정책 효과를 점검하고 양질의 주택공급을 더욱 가속화 하는 등 현장감 있는 주거 정책을 만들어서 서민 주거 안정,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국민적 염원을 실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임에 전해철(58)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임에 권덕철(59)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임에 정영애(65) 한국여성재단 이사를 각각 내정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은 유임됐다.
한편, 야당인 국민의힘은 “오기 개각, 사오정 개각, 개(改)각 아닌 개(慨)각”이라고 맹비난했다.
배준영 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 4년 가까이 엉망이 된 국정을 고칠 의지는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이번 희망 없는 개각을 보며 국민은 이제 정부·여당에 대한 희망을 접었다”면서 “국민이 그토록 교체를 원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빠지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교체도 너무 늦었다. 그냥 국면 전환용”이라고 날을 세웠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