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수술 뒤 ‘탈취제 학대’한 동물병원

“냄새 난다” 온몸에 뿌리고 ‘깔깔’
숨진 반려견 주인 CCTV 공개
병원측 “학대 의도는 없어… 사죄”
지난 1일 광주 지역 한 동물병원에서 의료진이 수술을 마친 강아지에게 화장실용 탈취제를 분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광주지역 한 동물병원 의료진이 수술을 마친 강아지에게 화장실용 탈취제를 분사하는 등 학대를 하는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강아지는 수술 뒤 숨졌고 주인은 의료진의 부적절한 처신에 울분을 토했다.

광주에 사는 반려견 주인 A(34)씨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구의 한 동물병원 처치실 폐쇄회로(CC)TV 영상과 사진을 공개하며 “키우던 푸들 반려견이 의료진들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고 죽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영상·사진 속에는 유치 발치 수술을 마치고 누워 있는 강아지 얼굴에 화장실용 페브리즈 등을 분사한 뒤 웃음을 터뜨리며 조롱하는 듯한 장면 등이 담겼다.



앞서 이 병원은 지난 1일 생후 8개월에 체중 750g가량 된 강아지의 유치 발치 수술을 끝낸 뒤 회복실로 곧바로 옮기지 않고 마취상태의 반려견에게서 입 냄새가 난다며 온몸에 워터리스 샴푸와 향수, 화장실용 탈취제 등을 잇달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견주의 동의 없이 털까지 임의로 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견주는 “동물을 치료해야 할 의료진이 오히려 학대를 일삼고 있다”며 “죽은 강아지를 보니 머리가 아플 정도로 이상한 냄새가 났고 수술 직후 체온·혈압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견주는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 글을 올려 재발 방지를 호소했다.

이런 의혹이 반려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 분노와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자 해당 동물병원 측은 “학대 의도는 없었으나 염증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부적절한 제품을 사용하고 직업의식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점 등에 대해 사죄드리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