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작은 주머니쥐, 호주 대형 산불서도 살아남아…학자들 ‘흥분의 도가니’

태즈메이니아피그미주머니쥐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호주를 덮친 대형 산불로 멸종이 우려됐던 몇몇 토착 야생동물의 생존이 확인됐다. 이중에는 몸무게 7g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주머니쥐도 있었다.

 

호주 ABC뉴스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산불로 잿더미가 되어버린 캥거루섬에서 멸종한 줄 알았던 토착종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화재 전 캥거루섬은 섬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하늘이 내린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시작된 산불로 섬 절반에 해당하는 21만1000헥타르가 불타버렸고, 4만여 마리의 캥거루와 3만여 마리의 코알라 등 수많은 동물이 죽음을 당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화재를 피해 목숨을 건진 동물들이 발견된 것.

 

캥거루섬야생동물센터 측은 5일 “태즈메이니아피그미주머니쥐(Cercartetus Lepidus) 몇 마리를 비롯해 20여 종의 토착종이 생존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태즈메이니아피그미주머니쥐는 꼬마주머니쥐과에 속하는 유대류의 일종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주머니쥐다. 손가락 하나만큼의 크기에 몸무게가 7g에 불과해 식별 자체가 어렵고 연구도 쉽지 않다. 2015년 기준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관심대상(LC)으로 등재됐다.

 

태즈메이니아피그미주머니쥐를 비롯한 토착종들의 생존 소식에 현지 학자들은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생태학자 팻 호건스는 “태즈메이니아피그미주머니쥐를 발견했다는 공식 기록은 113개에 불과하다. 확실히 흔치 않은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식지 대부분이 불에 탔지만, 분명히 남아 있는 야생동물이 더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ABC뉴스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