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전인대 고위급 14명 무더기 제재

홍콩 입법회 의원직 박탈 관련
中 외교부 “단호대응” 강력 반발

北, 中에 4450억원대 석탄 밀수출
코로나 와중 유엔제재 무력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최고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14명을 무더기로 제재 명단에 올렸다. 유엔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중국의 묵인 아래 최대 4450억원 상당의 석탄을 밀수출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도 나오는 등 미·중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는 모양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7일(현지시간) 왕천과 차오젠밍, 천주, 우웨이화 등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14명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과 직계 가족은 미국 방문이 금지되고,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인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 국회부의장에 해당한다. 앞서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11일 홍콩 정부에 입법회 의원직 박탈 권한을 부여했고 홍콩 정부는 이를 근거로 야당 의원 4명의 의원직을 박탈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홍콩의 민주적 절차에 대한 중국의 끊임없는 공격은 (홍콩 국회인) 입법회를 의미있는 야당이 없는 ‘고무도장’으로 만들면서 파괴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1월 20일 임기가 종료되지만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대만에 2억8000만달러(약 3036억원) 규모의 첨단 교신 장비 수출도 승인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국가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보호하고 중국인의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이 유엔 대북 제재를 대놓고 위반하고 북한도 밀수출 과정에서 국제사회 감시망을 피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북한이 올해 1∼9월 410만t의 석탄을 중국 등에 밀수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액수로 최대 4억1000만달러(약 4455억원)에 이른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북·중 밀수가 계속되고 있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이에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이나 중국 등 관련국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대응 방안 등에) 협의를 계속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베이징=정재영·이귀전 특파원, 홍주형 기자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