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이어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된 쟁점법안에 대한 의결을 시도했다. 여당의 입법 독주를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로 막아 섰지만 정기국회 회기 내 중점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가 완강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에서 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안건조정위 논의는 여당의 일방적인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민주당 백혜련 의원 등 3명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날 각 상임위에서 줄줄이 열린 안건조정위는 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이 내놓은 방어전략에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정무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의사일정에 없던 법안 상정을 주도하자 거칠게 반발하며 안건조정위 회부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린 정무위 안건조정위에서는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활동기한 연장을 골자로 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특별법’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차례로 진행한 뒤 민주당은 사참위법 등 일부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사참위의 활동기한 연장을 반대하진 않지만 인원 확대나 권한 강화 등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건조정위 위원인 정의당 배진교 의원 역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원안 고수를 주장하면서 한때 정회되기도 했다. 배 의원은 공정거래법 가운데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보유 허용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무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안건조정위 도중에 나와 기자들에게 “박 의원이 낸 안에 대해 수정안을 (민주당이) 제안했고, 배 의원도 저희 안에 동의했다”며 “정상적으로 회의가 열리면 통과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환노위 안건조정위에서는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 41건에 대한 법률안 심의가 이뤄졌다. 환노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회법상 미력하지만 마지막 수단인 안건조정신청을 통해 민주당의 횡포와 날치기를 막고자 한다”며 “문재인 독재와 주구 민주당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총력 저지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내건 ‘무더기 안건조정위’ 전략에도 흔들림 없이 각 상임위에 올라온 쟁점법안을 처리하고 9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전체회의를 통과한 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해 국가정보원법과 경찰법 등 권력기관 개혁3법, 공정경제 3법, 5·18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 10개 법안이 대상이다. 이 가운데 법안소위를 거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한 법안은 국회법 등 일부에 불과하다.
김민순·곽은산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