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AI로 서로 통하는 파트너 소개’…결혼 장려

결혼하는 커플을 늘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
일본 수도 도쿄도(東京都)에서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모습. 도쿄 A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낮은 출산율 문제 해결을 위해 2021년부터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결혼을 장려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8일 보도했다.

 

나이나 연소득 등 원하는 조건을 맞지 않더라도 AI가 서로 잘 통할 수 있는 파트너를 골라줘 결혼하는 커플을 늘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내각부에 따르면 현재 약 25개 현이 결혼 지원을 위해 결혼 희망 남녀를 만나게 해주는 ‘매칭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반면 AI를 통한 소개 시스템은 희망 조건은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취미나 가치관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바탕으로 서로 호감을 가질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 소개하도록 하고 있다.

 

사이타마(埼玉)현과 에히메(愛媛)현을 포함해 이미 10개 이상의 현들이 AI 기반 시스템을 도입했다. 2018회계연도에 약 1500만엔(약 1억5650만원)을 들여 AI 시스템 개발한 사이타마현에서는 2019회계연도 중 결혼한 38명의 부부 대다수가 AI의 소개로 만나 결혼한 부부였다.

 

정부는 AI 시스템을 구현하고 운영하는 지방정부에 필요한 비용의 3분의 2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내각부는 내년 예산에 이를 위한 예산 20억엔을 요구했다. 낮은 출산율 문제 해결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보조금을 우선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민간 부문에서 이미 AI를 이용한 남녀 소개 서비스가 있지만 수십만엔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지방자치단체가 나설 경우 1만~2만엔의 저비용으로 가능해 결혼 희망 남녀들의 만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의 연간 결혼 건수는 2000년 약 80만건에서 2019년 약 60만건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5월 내각이 승인한 저출산 대책은 미혼과 만혼을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었다.

 

한편 일본에서 한 해 동안 태어나는 아이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다사(多死)사회'의 모습이 한층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가 나왔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6월 발표한 2019년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출생아는 86만523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확정치(91만8400명)와 비교해 5.8%(5만3166명) 적은 것으로, 일본이 인구통계를 작성한 1899년 이후 120년 만의 최소치다.

 

일본의 연간 출생아가 9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도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교도통신은 일본의 연간 출생아 수가 1949년(269만6638명)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일본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일본 정부 목표치(1.8)에 훨씬 못 미치는 1.36에 그치면서 전년도와 비교해 0.06포인트 떨어졌다.

 

일본 여성이 첫째 아이를 낳을 때의 평균 연령은 30.7세로 5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138만1098명으로, 1945년 태평양전쟁이 끝난 뒤로는 최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 감소치도 51만5864명에 달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