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지인들과 ‘노마스크’ 차림에 ‘와인’을 곁든 술자리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윤 의원은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해명했으나, 정부가 3단계 격상을 검토하는 가운데 술자리 모임을 자랑하듯 올려 진보 진영 내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길할머니 생신을 할머니 빈자리 가슴에 새기며 우리끼리 만나 축하하고 건강기원”이라며 “꿈 이야기들 나누며”라는 글과 함께 와인잔을 부딪치는 사진을 올렸다. 논란이 일자 윤 의원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7일은 길원옥 할머니의 94번째 생신이었다. 그런데 현재 연락이 닿지를 않아 만나 뵐 길이 없어서 축하 인사도 전하지 못했다”며 “지인들과이 식사자리에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나눈다는 것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 사려깊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다만, 식당 이용시 방역지침은 철저히 준수했다는 점은 다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 한 번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19 범람 속에도 식당에서 식사와 오후 9시 이전 술자리는 문제되는 부분이 아니다. 다만, 방역당국에서 가급적 모임 자제를 권고하는 가운데 노마스크 술자리 모임 사진을 올린 행위는 국회의원으로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당원게시판에는 윤 의원을 성토하는 권리당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당원들만 글을 올릴 수 있는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윤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자각이 있는 것인가“라며 “각종 의혹에 소송이 진행 중인 도덕적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져서 3단계 격상이 우려되는데 이런 모임을 가졌다. 제명을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원은 “길 할머니 추모를 꼭 그런식으로 했어야하는가”라며 “무슨 자랑났다고 노마스크로 술자리 갖는 걸 사진찍어 올리느냐”라고 비판했다.
한편, 윤 의원은 길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약 7920만원을 기부 또는 증여하게 하고,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은 개인 계좌로 1억7000만원의 기부금을 모집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윤 의원 측 변호인은 “길 할머니는 매우 헌신적으로 서로 도와가며 일했다. 할머니에 대해 만약, 그 분이 의사 결정 능력이 없었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되는 상황”이라며 “그 부분을 악용했다는 건 상식에 반한다. 할머니의 의사 능력이 없는 것을 이용해서 (기부금을) 받았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