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美국방수권법 가결

상원 통과… 트럼프 거부권 가능성
트럼프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서명. EPA연합뉴스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의 2만8500명 미만으로 줄이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담긴 미국 국방수권법(NDAA)이 하원에 이어 상원을 통과했다. 도널드 트럼프(얼굴) 대통령이 서명하면 바로 효력이 발생하지만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미 상원은 11일(현지시간) 7400억달러 규모의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 NDAA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84표 대 반대 13표로 가결했다. 앞서 하원도 찬성 355표 대 반대 78표로 법안을 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내용 중 과거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 장군 이름을 딴 미군기지와 군사시설 명칭을 바꾸는 안 등에 반대하며 거부권 행사를 표명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의회가 의원 3분의 2 이상 압도적 찬성으로 재가결을 하면 법안은 효력이 발생한다. 이날 표결에서 찬성표가 3분의 2를 훌쩍 넘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법안과 별도로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하는 데 부정적인 의원들이 많다고 더힐은 전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지만, 거부권 무효화는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독일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감축에 제동을 걸었다.

 

현재 3만4500명 수준인 주독미군을 2만4000명으로 줄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의회가 반대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 주둔 미군도 25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의회는 그 역시 제동을 거는 내용을 법안에 포함시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피하기 위한 1주일 임시 지출 법안에 서명했다.

 

앞서 상원도 임시지출 법안을 구두 만장일치로 이변 없이 통과시켰다. 하지만 다음 기한인 18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셧다운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