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찍고 강남으로 돌아온 매수세
14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4452건으로, 이미 10월 거래량(4369건)을 뛰어넘었다. 신고기한(계약체결 이후 30일)이 아직 2주 이상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11월 거래량은 5000건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고양·파주, 한 달 새 억대 가격 상승
경기도 역시 서울과 상황이 비슷하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 아파트 거래 건수는 9월 1만3559건, 10월 1만7700건을 기록했고, 지난달은 아직 신고기한이 남았음에도 1만8019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고양시의 아파트 거래가 지난달 2479건으로 10월(1395건)보다 77.7%나 급증했다. 비규제지역에서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김포시와 아직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는 파주시도 거래 상승률이 높은 편이었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강선마을 보성아파트(84.62㎡)가 지난달 17일 6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한 달 새 5000만∼1억원이나 가격이 뛰었다. 파주시 목동동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84.99㎡)는 한 달 만에 2억원 가까이 오른 9억1000만원에 지난달 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올 상반기에 집값이 급등하며 하반기 들어 관망세로 돌아섰던 성남시 분당구, 과천시, 수원시 영통구 등에서도 신고가 단지가 속출했다. 분당구 삼평동 판교푸르지오월드마크(134㎡)는 종전보다 3억원 오른 23억원에 지난달 13일 매매 계약이 체결됐고, 수원 영통구 힐스테이트광교(107㎡)도 지난달 20일 19억6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대출로 집 사자”… 내년이 더 문제
지방은 수도권보다 한발 앞서 매수세가 회복됐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지방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5% 올라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광역시가 아닌 시나 군 단위에서도 국민주택 규모(85㎡ 안팎)의 아파트 가격이 10억원대를 찍는 단지가 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 보이는 ‘착시현상’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집을 사려는 수요자가 몰리고 있어서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2조1000억원으로, 10월보다 13조6000억원 늘었는데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잔액 265조6000억원)도 전월 대비 7조4000억원 증가해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달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수세가 심상치 않아서 역대 최초로 10만건을 돌파하며 패닉바잉이라고 불렸던 지난 6월 수준에 육박하는 통계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동성 증가와 풍선효과 등 (집값 상승의)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전셋값을 잡지 못한다면 결국 매매가격 안정이 어려운 단계에 왔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