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NPT 언급에 언론이 北 ‘비핵화’ 포기로 비틀어…비겁하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필리버스터에서 나온 발언 논란에 반박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서 나온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켰다며 관련 보도 내보낸 언론을 일갈했다.

 

송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언론의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제목의 글에서 “귤이 회수를 넘으면 탱자가 된다는 중국고사가 있다”며 “사실과 진실이 보수언론을 통하면 왜곡되어 거짓이 되는 것에 딱 맞는 말이다. 오늘 그런 일이 또 있었다”고 운을 뗐다.

 

앞서 송 의원이 이날 필리버스터에서 ‘자기들은 5000개가 넘는 핵무기를 갖고 있는데, 어떻게 북한과 이란에 핵을 가지지 말라 강요를 할 수 있냐’며 미국을 향한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가 북한의 핵 보유를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왔다.

 

이에 송 의원은 한 매체를 인용하면서 “제목이 ‘미 핵 5000개 넘는데 북한 핵 보유 말라 할 수 있나’라고 달았다”며 “이것은 핵을 갖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 포기를 주장할 수 없다는 논리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자, 저의 말을 비틀어 북한 비핵화 외교를 포기하고 용인하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비겁한 편집을 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모든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저의 필리버스터가 실시간으로 중계됐고 지금도 유튜브 등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며 “그런데도 이렇게 왜곡된 편집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언론의 이와 같은 행태는 너무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핵 확산 금지조약(NPT)이 안보리상임위 이사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의 핵 보유 기득권 유지는 용인한 채 다른 나라의 핵 보유를 반대하는 것이 불평등하다는 게 제 발언의 핵심”이라며 “그럼에도 핵 확산을 막는데 기여하는 측면 때문에 NPT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신 NPT가 최소한의 정당성을 가지려면 핵 보유국은 핵을 가지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 핵으로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그래야 비(非)핵보유국들이 핵 갖고 싶은 동기를 포기할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한미합동훈련에 북한에 대한 핵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연습시나리오가 들어간다면, 북의 핵 포기를 설득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기도 했다고 송 의원은 덧붙였다.

 

송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의 자주국방론을 지지하는 발언도 했다”며 “박정희 정권 때인 1979년에 미사일 개발을 시작했기 때문에 북한보다 5년 앞서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도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았으면 핵개발을 당연히 시도했을 것”이라며 “박정희 정권의 핵개발 시도를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핵을 통한 북한의 안보 위협을 해소할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힘주어 말한 것”이라며 “이처럼 북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대안을 강조한 것을 북한 핵을 용인하는 논리로 둔갑시키는 편집기술! 참으로 현란해보이지만 비겁하기 짝이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