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최소 2곳 연내 계약 목표”…윤희숙 “백신 떨이 구매가 K방역?”

英·美 이어 캐나다도 백신 접종
“K방역 실패 사죄하라” 野 공세
미 FDA 자문위가 긴급사용 권고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멕시코시티 AFP=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와 관련해 “적어도 2곳 정도 이상은 연말까지 계약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선구매 협상 현황을 밝힌 가운데, 야권은 ‘뒤늦은 방역 정책’이라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올해 정권 유지를 위한 그 많은 악법을 통과시키는 데 청와대가 독촉하고 여당은 게릴라전법을 방불하는 편법과 일사불란함으로 적극적으로 화답해왔다”며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에 관해서는 ‘다 저녁때 느긋하게 장터에 나가 떨이로 물건을 사려는 행태’라는 것이 그간 정부행태를 봐온 K의원의 관찰기”라고 비판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윤 의원은 “지난 11월 백신 확보를 서둘러달라는 야당 의원들의 주문에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렇게 조급하게 굴지 않으면서 가격을 가능한 합리적인 선으로 받아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협상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며 “확진자가 많은 나라뿐 아니라 대만이나 뉴질랜드처럼 우리보다 훨씬 더 바이러스 통제를 잘한 국가들조차 지난 8월부터 백신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고 정부의 늦은 대처를 꼬집었다.

 

윤 의원은 코로나19 백신 효과의 경제적 효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주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영국은 경제 회복의 신호가 여러 군데서 꿈틀대기 시작하는 것으로 관찰된다”면서 “더구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해외 입출국에 있어도 백신을 맞았는지가 이동의 전제조건으로 요구될 것이라 예상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기업이나 금융 관련 회합이나 거래에 있어 백신 확보가 되지 않은 국가의 사람들이 고립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라며 “국가 경제의 회복을 상당 정도 지연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내년 3월이면 백신이 가능한 거처럼 말하는 분도 계시는데 실질적으로 확보 안 된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지 의심을 안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백신 개발 진행 및 확보 상황에 대해 답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치료제는 내년 1월, 백신 접종은 내년 3월 이전에 시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미국, 영국 등은 이미 접종이 시작됐는데 우리는 왜 백신 구매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지 국민적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다”면서 “문 대통령과 정부는 ‘케이(K) 방역’ 실패에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비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앞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최소 2곳 이상의 백신 업체와 연말까지 계약을 목표로 계약서에 대한 검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구매 계약까지 완료했고, 나머지 3개 제품은 구매 확약을 해 현재 계약서를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백신 공동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분을 확보하고, 백신 제약사와 개별 협상을 통해 3400만명분 등 총 4400만명분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2000만회분에 대한 계약을 완료했고, 추가로 화이자 2000만회분, 얀센과는 400만회분, 모더나와는 2000만회분에 대한 공급확약서를 체결한 상태다. 정 청장 설명대로라면 화이자, 얀센, 모더나 중 2곳과 계약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정 청장은 연내 계약 체결이 예상되는 2곳이 어느 제약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정 청장이 직접 나서 아스트라제네카 외 다른 제약사와 백신 계약 시기를 언급한 것은 정부의 백신 확보 현황에 대한 설명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영국 등 해외 일부 국가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백신 확보가 늦어지면서 접종 역시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 야권의 공세를 의식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한편 영국, 미국에 이어 14일(이하 현지시각) 캐나다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의 첫 코로나 백신 접종자는 노인요양시설에 거주하는 89세 여성으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지난 8일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90세 백인 할머니가 백신을 접종한 데 이어 14일 오전 9시30분 미국에서는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병원에서 일하는 자메이카 출신 50대 간호사가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