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3년 만에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사상 처음 2만 달러를 넘어섰다.
16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는 이날 비트코인이 5.4% 급등한 2만501달러에 거래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고점을 2만789.58달러로 높이기도 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실물경기 위기 극복을 위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주춤한 금의 자리를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서 채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180% 이상 상승했지만, 금은 같은 기간 22% 오르는 데 그쳤다.
마켓워치 역시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풀이했다.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인 빗썸 관계자는 “세계적 간편결제 업체인 페이팔이 비트코인을 이용한 구매와 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시세가 꾸준히 올랐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거물들도 비트코인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제임스 사이먼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회장은 지난 3월부터 투자를 시작했고, 스탠리 드러켄밀러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신생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 전문 투자서비스를 제공, ‘암호화폐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JP모건 등 몇몇 투자은행(IB)들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씨티은행은 내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31만8000만 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기에 중국 인민은행이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발행을 앞둔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화폐의 디지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비트코인은 지난 2017년 글로벌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그해 12월 1만9783달러까지 치솟았지만 3개월 만에 70% 빠져 투자자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든 바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