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생일인 18일 대검찰청 앞에는 윤 총장 없는 ‘생일잔치‘가 열렸다.
이날 대검찰청 정문 앞에는 보수단체 소속의 수십명의 시민들이 머리에 고깔을 쓴 채 시민들에게 떡을 돌렸다. 이날은 윤 총장의 ‘환갑’이다. 보수단체들은 과천 법무부 청사 앞에 놓았던 조화도 이날 대검찰청으로 옮겼다.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문구가 쓰여진 조화와 현수막이 대검 주변에 장식됐다.
하지만 이날 윤 총장은 대검에 출근할 수 없었다. 지난 16일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정직 2개월’ 징계를 결정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지난 15일 출근길에 차에서 내려 자신을 응원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차량에서 내린 윤 총장은 정문 근처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던 시민들 쪽으로 향했다. 근처에는 윤 총장 지지자와 윤 총장을 비판하는 시민 등 1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일부는 유튜브 생중계를 진행 중이었다. 윤 총장은 “그동안 여러분들 응원해주신 것 감사한데 강추위가 시작되니까 이제 여기 나오지 마시고, 날씨가 너무 추워지니까 이제 그만하셔도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며 약 20초간 짤막한 부탁을 했다. 그간 지하 주차장으로 출퇴근하며 대외 노출을 피해왔는데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지난 17일부터 업무에서 배제된 윤 총장 대신 조남관 대검 차장이 총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조 차장은 지난달 24일 윤 총장이 직무배제를 당한 이후부터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 결정이 난 1일 오후까지 약 6일 간 총장 직무대행을 한 차례 맡은 바 있다. 당시 조 차장은 추 장관에게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를 재고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윤 총장의 징계 근거가 된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윤 총장은 이날 환갑을 맞아 외부 인사 없이 가족들과 식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지난 17일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과 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소송 피고는 소속 기관장(법무부 장관)이지만,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처분 최종 승인권자가 대통령이라는 점에 따라, 현직 검찰총장이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초유의 소송전이 현실화됐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